[장이 튼튼해야 생활이 즐겁다]<3>‘부끄러운’ 항문질환

  • 입력 2005년 1월 16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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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무심코 털썩 의자에 앉는다.

외마디 비명이 나온다.

술이 과했다 싶으면 다음날은 어김없다. 치질이다.

국내에서 매년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을 정도로 흔한 질병.

그러나 부위가 항문이다 보니 병에 대한 말도 꺼내기 힘들다.

이제 잘못된 습관부터 고치자.

그러면 당신도 치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치질, 얼마나 알고 있나

드라마나 코미디에는 주로 여성 치질 환자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환자가 1.3∼2배 많다. 다만 여성은 임신하면 자궁이 커져 치질 환자가 늘어난다. 매일 좌욕을 해 주는 게 좋다.

치질은 세 종류. 근육이나 혈관이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면 ‘치핵’, 항문이 찢어져 피가 나면 ‘치열’, 항문 주위에 고름이 생기면 ‘치루’라고 한다. 치핵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그래서 보통 치질이라면 치핵을 가리킨다.

항문 바깥쪽이 비어져 나오면 수치질(외치질), 안쪽이 비어져 나오면 암치질(내치질)이라 부른다.

술 마신 후 치질이 도지면 대부분 수치질이다. 이때 심하게 아프지만 피는 잘 나지 않는다. 반면 통증 없이 피가 난다면 암치질이다. 항문 안쪽에는 신경조직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못 느낀다. 아프기도 하고 피가 나면 ‘혼합 치질’이다.

피가 검은색에 가까우면 종양을, 항문 깊은 곳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궤양을 의심해야 한다.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 수술해야 하나

수치질은 습관 개선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다만 증세가 심하면 약보다는 수술을 많이 하는 편이다. 치열과 치루도 괄약근 절제수술로 해결한다.

암치질은 피만 나는 1기, 혈관 덩어리가 변을 볼 때 나왔다가 일을 마치면 다시 들어가는 2기까지는 습관 개선이 먼저다.

그러나 혈관 덩어리가 나온 뒤 다시 들어가지 않는 3기와 손으로 넣어도 안 들어가는 4기는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처음에는 고무 밴드로 튀어나온 덩어리를 묶어 조직을 죽이는 방법이 많이 쓰인다. 3주 간격으로 세 번 시술을 받으면 효과가 있다. 다만 덩어리가 너무 크거나 작으면 효과가 적다. 이 밖에도 적외선이나 주사를 이용해 치질을 얼려 죽이기도 한다.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편.

수술은 맨 마지막에 결정하는 게 좋다. 수술한 뒤 재발률은 대략 2% 정도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이우용 교수, 세브란스병원 외과 김남규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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