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高 이돈희교장 “인재육성, 기업-독지가 도움 절실”

입력 2004-09-25 17:34수정 2009-10-0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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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민족사관고등학교는 ‘귀족 학교’가 아닙니다. 나라의 인재를 길러 낸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민족사관고등학교(강원 횡성군) 이돈희(李敦熙·67·사진) 교장은 이렇게 당부했다.

올해 6월 후원업체인 파스퇴르유업이 한국야쿠르트에 매각돼 ‘홀로서기’에 나선 민사고는 지금 세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파스퇴르유업에서 연간 30억원 이상 받아 왔던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민사고의 ‘독자 생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게다가 학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민사고의 얼굴’로 불렸던 박하식(朴夏植·48) 교감이 내년에 문을 여는 한국외국어대 부속 외국어고(경기 용인시) 교감으로 최근 자리를 옮김에 따라 일각에서는 ‘민사고가 흔들린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장은 “박 교감이 학교를 옮긴 것은 새로운 인재를 키우겠다는 소신과 개인 사정에 따른 것”이라며 “민사고 교사들이 한국외국어대 부속외고로 대거 옮겼다는 이야기까지 있지만 현재까지 학교를 옮기기로 한 교사는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마다 뛰어난 학생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아팠다”며 “우수한 학교가 더 많이 생기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출신으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한국교육개발원장 등을 역임한 이 교장은 지난해 민사고로 부임한 이후 학교 운영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연간 70억원이 넘는 예산을 마련하는 것.

민사고는 자립형 사립고라 국가에서 지원받는 금액은 한 푼도 없다.

파스퇴르유업이 매각된 후 학교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립대와 대기업도 3, 4군데 있었다. 거의 성사 직전까지 간 적도 있지만 학교 운영에 필요한 엄청난 예산 때문에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되고 말았다.

현재 예산의 절반은 등록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기숙사비와 등록금 등 학생 1인당 부담금은 연간 1300만원 정도로 세계의 명문 사립학교의 3분의 1 수준.

이에 따라 학교측은 재원 확보를 위해 학년당 60명이던 학생 수를 지난해부터 150명으로 늘렸으며 현재 278명인 정원을 45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이 교장은 “현재 민사고의 교사 1인당 학생수는 4.9명”이라며 “외국의 명문 학교에서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8명가량인 만큼 이 선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방학 기간에 영어캠프를 운영하며 수익 사업을 확대하고 졸업생 학부모들이 나서서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기부금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현재로선 학교를 유지하는 수준은 되지만 첨단 과학 교육을 위한 설비와 기자재 마련을 위한 투자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뜻있는 기업과 독지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심리학을 부전공한 이 교장은 이번 학기부터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심리학 수업을 시작했다.

“나이 들어서도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는 그는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남은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횡성=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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