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탐방]고덕 2단지 투자효과 찬반 엇갈려

  • 입력 2004년 4월 25일 18시 49분


코멘트
고덕지구는 서울 강남권에서 가장 쾌적한 택지개발지구로 손꼽히는 재건축지구다.

동명 방죽 명일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이 7개 있으며 이름 없는 야산도 여럿 있다.

교통여건도 많이 좋아졌다. 주공 2단지에서 걸어가면 지하철 7호선 상일역까지 10분 이내에, 고덕역까지는 15분 이내에 닿는다. 초·중학교가 각각 5개 있으며 이마트를 비롯한 쇼핑시설도 넉넉한 편.

고덕지구는 1만1530가구로 이뤄진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1983∼84년에 입주됐다. 대부분 단지가 현재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주공 1단지는 지난해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주공 2, 3, 4단지와 고덕시영은 안전진단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매매시세 동향=주택거래신고제 시행, 개발이익환수제 도입 추진 등 지난주 잇달아 발표된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요즘 상승세가 꺾이는 양상이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잠실주공에서 번지기 시작한 ‘재건축단지 시세 랠리’를 타고 지난해 ‘10·29대책’ 직전 시세를 넘보기도 했다.

이 지역의 시세를 주도해 온 1단지 13, 15평형은 지난주 1000만원씩 호가가 떨어졌다. 2단지 16평형의 경우 시세보다 1500만∼2000만원 낮은 호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2단지 인근 ‘대신공인중개사’ 이병희 대표는 “거래가 거의 없는 가운데 급매물이 하나 둘 소화되고 있는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익성 분석=재건축 전문가들은 여러 기준에서 2단지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 2단지는 고덕지구에서 단지 규모가 가장 크고 교통 여건도 제일 좋다. 사업 추진 속도로 보면 1단지가 대표선수이지만, 투자 수익성에 대한 조합측과 전문가들의 시각 차가 너무 크다.

신중한 전문가들은 취득 및 등록세 등 부대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2단지에 대한 투자 가치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에 따르면 재건축 후 33, 45평형에 입주할 수 있는 2단지 14∼18평형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단기 투자수익은 3300만원 이하다. 일부 평형의 경우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임 대표는 “고덕지구 일대 지구단위계획 대상 단지로 명일동의 일부 고층 아파트가 포함되기 때문에 고덕지구 저층아파트의 용적률이 200% 미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조합원의 추가부담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1단지 내 ‘한덕공인’ 강요원 대표는 “용적률과 일반 분양가를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것 같다”면서 “인근에서 유일하게 사업 승인을 받은 암사동 강동시영과 대지지분 평당 시세를 비교해 보면 평균 800만원가량 저평가돼 있고 입지 여건이 탁월하기 때문에 고덕지구에 대한 투자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변수 및 전망=‘재건축 투자는 살얼음판을 건너는 심정으로 확인하고 따지고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고 시공업체와 조합 사이의 협상이 얼마나 조합원에게 유리하게 풀릴지 아무도 모른다.

순조롭게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 설립인가를 받더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조합원 지분 전매가 금지되는 바람에 조합설립 인가 후 입주 시점까지 적어도 4∼5년 동안 투자자금이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 재건축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투자자는 재건축사업 자체의 불확실성은 물론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정부 대책의 파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주공1단지의 경우 당장 26일부터 주택거래신고제가 시행되면 취득 및 등록세가 지금보다 3∼5배 오른다. 요즘 얘기가 흘러나오는 개발이익환수제가 정말 도입되면 재건축단지 안에 임대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분양분이 줄어들고 조합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재건축 투자는 재건축단지의 미래 가치에 판돈을 거는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투자다. 이런 점에서 ‘고덕지구가 강남 최고의 친(親)환경 아파트단지로 거듭날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이 적극적인 투자자에게 격려가 될 수 있겠다. 고덕지구 투자에 회의적인 전문가들도 “입주 뒤 고덕지구의 평균 평당가는 무난히 2000만원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