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해외시장서 돌파구 찾는다

  • 입력 2004년 2월 2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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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취업시장이 좁다면 드넓은 외국시장으로 나간다'

두바이의 아랍에미리트 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심미영씨(27)는 2년전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한다. 심씨는 99년 경기도 안양에 있는 S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나 채용과정에서 출신학교를 따지는 한국적 관행이 너무도 두터운 장벽으로 다가왔다.

그는 더 좋은 대학에 편입해 다시 공부하느니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외국회사에 입사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심씨는 대학시절의 1년 어학연수를 바탕으로 졸업후 산업인력관리공단의 6개월 코스 항공승무원 취업연수를 받아 2002년 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연봉은 약 3600만원이며 회사가 본사가 있는 두바이에 50평짜리 아파트를 2인용 숙소로 제공해 생활에 지장이 없다.

"한국은 좋은 대학을 나와도 학과가 나쁘면 취업이 잘 안되죠. 외국기업은 국적 편견도 없고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승진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해외 취업에서 돌파구를 찾는다=한국내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구직자들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경기가 좋을 때는 해외 취업 희망자가 많지 않지만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외국에서 대안을 찾는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산업인력공단에 등록한 신청자는 1만4000명을 넘어서 2002년의 두배 수준으로 뛰었다. 그러나 실제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언어에 능통해야 하고 전문분야의 실무경험이 있어야 한다.

공단이 해외취업 서비스를 시작한 98년8월부터 작년까지 해외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모두 983명. 최근에는 일본의 IT(정보통신) 업계, 미국 간호사, 항공사 승무원 분야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공단은 "취업준비와 해당기업 면접, 취업비자 수속 등을 감안하면 약 6~12개월이 걸린다"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취업알선에 나서고 있어 해외취업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약 2000명의 대학생을 외국기업 인턴사원으로 보내 취업의 발판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이공계, 일본의 IT업계를 노려라=H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윤지경씨(27)는 현재 일본 NEC 소프트에서 시스템 개발 및 운영 업무를 맡고 있다. 윤씨가 졸업한 2001년초에는 국내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였고 그는 일본으로 시선을 돌렸다. 6개월동안 일본어 및 IT관련 연수를 받은후 비교적 손쉽게 취업했다. 2002년 첫해 연봉은 약 3000만원으로 근무지인 도쿄의 물가를 고려해도 적은 수준은 아니다.

윤씨는 "일본은 한국보다는 채용여건이 나은 편"이라며 "일본 기업들은 IT 기술이 발달된 한국의 기업과 함께 일하기를 원하지만 현지상황을 잘 몰라 한국 직원을 채용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취업생은 눈에 쉽게 띄지만 한국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확실히 일본은 한국 구직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IT인력의 일본 파견을 준비중인 이랜서(www.elancer.co.kr) 박우진 사장은 "일본 기업은 중국보다 한국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공계 졸업생들이 일본어만 몇 개월 배우면 충분히 취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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