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실덩어리' 4대 국유은행, 외국인-外資에 칼자루 맡긴다

입력 2003-11-30 17:37수정 2009-10-0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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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은행 손보기’에 나섰다. 막대한 부실채권으로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은행들을 방치했다가는 앞으로 큰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설타임스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4대 국유 상업은행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중국은 또 이들 국유 상업은행의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는 것. 384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이용하는 방안, 국채 발행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의 류밍캉(劉明康) 위원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의 주요 간부 직책에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고 증시 상장을 추진하며, 외국 자본이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개혁안을 3∼5년 안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2005년 하반기까지 현재 100% 정부 소유로 돼 있는 4대 국유 은행에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고 재무이사(CFO)나 기술이사(CTO) 등 고위직에 외국 전문가를 영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외국인이나 홍콩계 중국인이 일부 은행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규모 은행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없다.

또 은행장은 공산당이 지명하는 현행 방식에서 주주총회가 인정하는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CBRC는 은행 개혁을 위해 이달 초 전원 외국인들로 이뤄진 국제자문단을 출범시켰다. 자문단은 에드워드 조지 전 영국은행 총재, 앤드루 크로켓 전 국제결제은행 이사 등 금융계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4대 은행의 구조조정은 일부 성과도 보였다. 이 기간 중 25만명을 감원했고 영업 손실이 나는 곳 등 4만5000여개의 지점을 정리했다. 또 중국은행과 공상은행은 각각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언스트 앤드 영과 회계감사 계약을 맺고 국제 기준에 맞는 회계 투명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주요 기업이 은행에서 빌리는 돈 중 80%가량을 이들 4대 은행이 조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앞으로 중국 경제가 현재와 같이 연 8%대의 성장을 지속하지 못하고 주춤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4대 국유 상업은행들의 부실 자산은 총 자산의 23%인 약 2조위안.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3조5000억위안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은행 중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3곳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부실 채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후 3년 안에 상하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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