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TV좌담]“崔대표 만나봤자 싸움밖에…”

입력 2003-11-28 23:52수정 2009-09-2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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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9개월을 맞아 28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가진 SBS TV 좌담을 통해 정국 현안 전반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정치와 경제 현안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해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

노 대통령은 우선 한나라당의 강경 투쟁에 대해 “제1당이 국회를 박차고 나간 것은 스스로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한 것이니까 스스로 푸는 것이 옳다”며 “일방적으로 정부를 몰아치지 않으면 타협의 명분이 있겠지만 지금은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해 당장 한나라당과 대화할 계획이 없음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안 거부 배경에 대해서는 “특검을 받아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특검이 조사하면 내 측근들의 비리를 완전히 다 벗기는 것이기 때문이지만 검찰독립 등 원칙을 훼손하면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은 검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회피할 때 예외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1 대 1 TV토론 제의에 대해서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한다면 모르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두 사람이 만나면 싸우지 않겠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대통령과 야당 당수가 이미 다 나온 논리로 TV에 나와 싸우고 말이 막히면 지난날 허물을 이야기하면 결국 서로 피투성이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수준이 돼 건설적인 토론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대선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지금처럼 수사해야 한다”면서 “그동안의 정치자금 문제들을 국민이 다 알 수 있게 구조적으로 다 조사해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사해 봤지만 정치적 대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 적이 없다”면서 “나도 정말 대강 하고 넘어갔으면 싶을 만큼 어렵지만 이번에 정치를 위해, 기업과 투명한 경제를 위해서도 털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신임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대해 “그분이 당선된 데 대해 축하를 드리고, 어느 분이더라도 똑같은 축하를 보냈을 것이다. 민주당 선거과정을 보면서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은 분당이 된 덕분이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조순형 추미애(秋美愛) 이런 분들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었다”며 “내가 배신을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언론 정책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언론관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와 언론의 관계가 이전보다는 상당히 달라지고 안정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며 “언론과 갈등을 빚으면 국민을 불안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 적절한 대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마무리 발언에서 “짜증스럽겠지만 시각을 바꿔 보면 한국만큼 희망 있는 나라도 별로 없다. 64년 이후 수출이 1900배 늘었고 지난 30년간 경제규모는 100배 커졌다. 이런 성과를 가진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치도 1945년을 전후해 식민지에서 독립된 나라 중 민주주의를 한국만큼 하는 나라가 없다. 소란스럽지만 일보 진전하고 한 단계 성숙하는 단계에서 겪는 진통이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경제도 1940년대에 비해 100배가 좋아졌고 정치도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에서 이 정도 민주주의 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현재의 상황은) 한 단계 성숙해 가는 진통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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