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고미술協, 한국문화 7000년, 민족유산 3000점 전시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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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의 도자기작품 ‘청자진사채해태도침’. 쌍사자형이 아니라, 보기 드물게 해태형으로 제작된 점에서 주목된다. -사진제공 한국고미술협회
12세기의 도자기작품 ‘청자진사채해태도침’. 쌍사자형이 아니라, 보기 드물게 해태형으로 제작된 점에서 주목된다. -사진제공 한국고미술협회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가 3년 만에 고미술품과 민속자료들을 모은 대규모 전시회를 개최한다. 29일까지 서울 인사동 고미술협회 상설전시관에서 열리는 ‘2003 한국문화유산 7000년 사료대전’. 회원들과 개인 소장자들이 수집 소장해 온 석기, 토기, 도자기, 청동기, 회화, 불상을 비롯한 불교 공예품, 민화, 전적(典籍) 등 신석기시대부터 근대까지 7000년에 이르는 우리 문화유산 3000여점이 전시된다.

가장 주목되는 작품은 베개용으로 만든 청자인 ‘청자진사채해태도침(靑磁辰砂彩해(채,치)陶枕).’ 해태 두 마리가 서로 등진 채 엎드려 있고, 그 위에 연당초문(蓮唐草紋)이 상감된 파초 잎 모양의 얇은 판이 얹어진 12세기 고려시대 작품이다. 쌍사자형(雙獅子形)에 비해 해태형은 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19세기의 전형적 주병(酒甁) 양식으로, 순백의 바탕에 청색 안료로 큼직한 국화 송이를 세밀하게 그린 ‘청화백자국화문주병(靑華白磁菊花紋酒甁)’도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회화 중에는 갈대밭에 기러기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오원 장승업(吾園 張承業·1843∼1897)의 ‘노안도(蘆雁圖)’가 돋보인다. 노안도란 갈대와 기러기를 소재로 한 화조화의 한 분야. ‘노안(老安)’과 발음이 같아 조선후기 노후의 평안을 염원하는 뜻으로 많이 제작됐다. 이 밖에 어린이들이 공기놀이 하는 모습을 그린 신윤복(申潤福·1758∼?)의 ‘풍속도’, 비 갠 여름날 풍경을 담은 이인문(李寅文·1745∼1821)의 ‘산수도’, 수묵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소치 허련(小癡 許鍊·1809∼1892)의 ‘산수도팔곡병풍(山水圖八曲屛風)’ 등도 선보인다.

토기로는 신라시대 ‘토기토우장식장경호(土器土偶裝飾長頸壺)’, 불교 공예품으로는 고려전기 종(鐘)의 공예미를 보여주는 ‘청동범종’, 민속품으로는 조선시대 임금이 신하에게 내린 경대인 ‘내사(內賜) 주칠경대(朱漆鏡臺)’가 눈길을 끈다. 02-732-2240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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