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아틀라스'…개인주의-시장경제가 善이다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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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전 5권)/에인 랜드 지음 정명진 신예리 조은묵 옮김/각권 450쪽 내외 각권 1만2000원 민음사

‘지구를 움직이는 동력(motor)은 무엇인가?’

생산 없는 분배, 발전 없는 평등주의가 지배하는 어느 날. 권력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가들의 손에 있고, 경제는 만성 불황에서 벗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정부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맞서 경제계의 거물을 비롯해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버리고 잠적한다.

점차 기능을 잃어가는 사회에서 정부 관료들은 대책이 없고, 국민은 절망과 무기력에 빠질 뿐이다. 그러던 중 사라진 인재들의 메시지가 전국 방송망을 타고 전해진다. 개인의 자유를 묵살한 채 집단의 명분을 앞세우는 현 정부를 무너뜨리고 생산과 창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를 세우자는 것.

이들은 아무런 노력없이 지도적인 위치에 오르거나 성공한 사람들의 노력에만 의존해 살아가는, 또 희생만을 요구하는 사회 및 정치 구조를 비판하고 이상향 ‘아틀란티스’를 건설한다.

러시아 출신의 미국 여성 소설가 에인 랜드(1905∼1982)가 1957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회 발전에 개인의 정신이 어떤 역할을 맡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랜드는 개인주의를 신봉한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합리적인 개인주의는 경제적 관점이나 인생살이라는 측면 모두에서 매우 윤리적인 가치라고 역설했고, 이런 사상을 객관주의(Objectivism)라 일컬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목적일 뿐 다른 사람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부가 경제를 통제하고 부(富)를 재분배하는 혼합경제를 거부하고 철저한 시장경제의 구현을 외쳤다.

랜드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그라드대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공부하고,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해 국립영화예술학교를 다니다가 1926년 미국으로 이주한다. 할리우드로 가서 영화 엑스트라 생활을 하면서 배우 프랭크 오코너를 만나 결혼했다.

‘마천루’(1943)를 통해 소설가로 명성을 얻었고, ‘아틀라스’를 마지막 소설로 펴낸 뒤 사상가나 철학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새로운 지성을 위하여’(1961) ‘자본주의의 이상’(1967) 등의 저서를 펴냈다. 원제 ‘Atlas Shrugged’.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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