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당 대표 “투표 3번 안하면 국적 박탈”…과격 발언 물의

입력 2003-11-07 18:48수정 2009-09-2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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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이상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러시아 국적을 박탈해야 한다.”

다음달 7일 러시아 총선을 앞두고 여당 지도자가 국민의 참정권에 대해 극단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통합러시아당 공동대표인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대책부 장관(사진)은 6일 “각종 선거의 투표율이 너무 저조해 걱정”이라며 ‘애국심이 부족한 유권자’를 퇴출시키는 방안을 갑자기 거론했다.

이에 대해 언론과 야당 인권단체들은 ‘투표하지 않을 수 있는 국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쇼이구 장관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쇼이구 장관은 “불가리아 에콰도르 등에서도 투표 안 하는 유권자를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하는 경우가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러시아에서는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최근 투표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선거가 많아지고 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정당이나 후보에 반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여론조사 결과 31%의 유권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러시아 민영 NTV는 “유럽의 소국인 안도라에서는 투표한 유권자에게 사례금을 주고 투표 진행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에게는 포도주를 대접하는 등 ‘채찍’보다는 ‘당근’으로 유권자의 참여를 유도한다”고 소개하며 쇼이구 장관의 발상을 비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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