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원 “손씨 黨에 헌금한 적 없어”▼
윤 의원은 10일 “이 사건은 이 전 총재의 주변사람인 김씨와 사업가 손씨 개인간의 채권 채무관계일 뿐 당과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이 전 총재가 손씨를 만난 사실은 시인했다.
그는 “2000년 공천에서 떨어진 손씨가 ‘김씨에게 2억원을 건넸다. 기자회견을 통해 다 폭로하겠다’고 하여 총선을 앞두고 당이 볼 피해를 생각해 이 전 총재에게 ‘만나서 달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이 전 총재가 밤에 40여분간 손씨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그 자리에서 손씨는 이 전 총재에게 ‘그러면 지방선거(2002년 6월)에서라도 힘써 달라’고 부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손씨가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으나 이미 지방선거 공천제도가 상향식으로 바뀌어서 어려웠다. 또다시 찾아와서 만났는데 ‘이 총재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당신이 뭘 원하는지 전달하겠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손씨가 당에 헌금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그런데 왜 당 총재까지 나서 손씨를 무마했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이 전 총재와 가까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관련된 돈 얘기가 총선을 앞두고 나오면 당이 얼마나 곤혹스러워 지겠느냐”고 대답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金모씨 “차용증 써주고 2억 빌려”▼
손씨로부터 2억원의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소된 김씨는 10일 “2억원은 공천 대가가 아니며 주식투자를 위해 차용증을 써준 뒤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회창 전 총재의 대학 후배로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외곽 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에서 선거를 도왔던 인물.
김씨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99년 지인의 소개로 손씨를 처음 만났고 이후 이 전 총재와 윤여준 의원에게 소개해 줬다”고 시인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 전 총재와 손씨의 만남은 99년과 2000년에 각각 한 차례씩 모두 두 차례 있었다는 것. 김씨는 ‘2000년 만남’은 총선 바로 직전 이 전 총재의 자택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손씨가 이 전 총재의 자택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녹취해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김씨는 “검찰에서 들은 얘기지만 손씨가 총재하고 한 얘기를 나중에 써먹으려고 녹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씨는 “당이 어려울 때 도움이 될까 해서 (손씨를) 소개해 주었는데 당과 총재, 윤 의원이 협박당하며 끌려다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00년 총선 후 손씨 문제로 (이 전 총재로부터) 꾸중을 들은 뒤 당과 관련된 일에서 손을 뗐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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