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남자양궁 또 세계新…단체전서

  • 입력 2003년 7월 17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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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양궁이 이틀 연속 세계신기록을 쐈다.

전날 장용호(예천군청)가 90m 세계신기록(337점)을 세운 데 이어 이번엔 단체전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것.

16일 미국 뉴욕의 반 코트랜트 파크에서 열린 예선라운드 마지막 날 경기에서 한국남자팀은 장용호(1378점) 최영광(선인체고·1353점) 임동현(충북체고·1343점) 박경모(인천계양구청·1343점)가 1, 2, 3, 4위를 휩쓸었다. 임동현과 박경모는 동점을 기록했으나 10점짜리 히트수에서 임동현이 앞서 3위에 올랐다. 한국남자팀이 예선라운드 1위부터 4위까지 싹쓸이 한 것은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통틀어 사상 처음.

한국팀은 또 1위부터 3위까지의 점수를 합산하는 단체전 종합점수에서 4074점을 획득, 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시 한국팀이 세운 4053점을 무려 21점 경신했다.

남자팀의 초강세에 대해 서거원 감독은 “지난해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선 명예회복을 하려는 의욕이 대단하다”며 “정신력이 한층 강화됐고 컨디션도 최상”이라고 밝혔다.

서감독은 “세계신기록을 세운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4명이 1∼4번 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4강전에 가기 전까지는 우리 선수끼리 맞붙을 일이 없어진 게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팀은 박성현(전북도청)과 윤미진(경희대)이 각각 1382점과 1356점으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고 이현정(경희대·1343점)이 6위, 박미경(전북도청·1325점)이 9위에 올랐다.

17일부터는 개인 64강전과 단체 16강전의 토너먼트 엘리미네이션 라운드가 펼쳐진다.

뉴욕=김상수기자 ssoo@donga.com

▼“美폭격에 분노 했지만… 스포츠는 스포츠”

“전쟁과 스포츠는 별개.” 이라크의 양궁선수들이 세계선수권이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의 양궁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김상수기자

제42회 뉴욕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양궁팀이 화제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라크의 양궁 실력은 아마추어 수준. 취미로 활을 쏘는 남자 50여명과 여자 20여명이 양궁선수의 전부라고. 이라크 팀은 16일 끝난 예선라운드에서 남녀 모두 최하위권에 그쳤다.

코치 겸 선수인 모하마드 파야드는 “전쟁 때문에 제대로 훈련할 시간과 장소가 없어 축구장이나 공터에서 활을 몇 번 만진 게 고작이다. 참가한 것 자체에 만족한다”며 밝은 표정.

“미국을 원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난 바그다드에 산다. 폭격으로 사람들이 죽었을 때 분노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포츠와 전쟁은 별개다. 난 활을 쏘기 위해 이곳에 왔고 대회 참가를 도와준 미국과 국제양궁연맹(FITA)측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주머니에서 수출용 한국산 담배를 내보인 그는 “한국담배가 싸고 맛있어 즐겨 피운다. 한국에 잘 아는 친구도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선수는 남자 4명과 여자 3명. 여자 선수들 가운데 이슬람교도인 아프라 아바스와 셰타 마샤르는 스카프를 두르고 경기를 펼쳐 눈길을 모았다.

이라크팀은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최종 결승이 끝날 때까지 뉴욕에서 머물며 훈련할 계획. 이들은 대회가 끝난 뒤엔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워싱턴 DC를 여행한 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한다.

뉴욕=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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