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맞수]삼성 '래미안' vs LG '자이'

  • 입력 2003년 4월 13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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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도 ‘브랜드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주택시장이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바뀌면서 건설사마다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브랜드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 브랜드는 높은 프리미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분(삼성건설)의 ‘래미안’과 LG건설의 ‘자이’는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다. 삼성건설의 래미안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1위 아파트. 반면 LG건설의 ‘자이’는 5위권에 속한다.》

인지도 순위로만 따지면 래미안과 자이를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브랜드 도입 시기를 감안하면 자이의 약진도 놀라운 수준이다. 작년 8월 첫선을 보인 ‘신참 브랜드’가 기존의 내로라 하는 아파트보다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이의 전신(前身)인 ‘LG빌리지’가 한때 래미안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도 자이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여기에 브랜드 인지도가 건설사가 속한 그룹 규모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둘 사이의 비교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서울 도심형 아파트와 수도권 중심의 전원형아파트〓래미안은 30, 40대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서울도심형 아파트다. 삼성건설은 실수요층이 두터운 마포구 성북구 강북구 등에서 재개발, 재건축아파트 4만여가구를 분양했다. 90년대 초 주택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로서는 놀라운 기록이다.

상품전략도 고급마감재나 인테리어에 치중하기보다 주택의 기본주거 기능에 역점을 뒀다. 2∼3년이 지나면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인테리어 치장보다 방음, 환기, 단열, 에너지 절약 등 주거성능 극대화에 노력한 것.

주변환경과 개발 가능성이 높은 입지를 선점하는 입지전략은 ‘래미안=높은 프리미엄’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켰다.

반면 작년 하반기에 자이라는 브랜드를 도입한 LG건설은 용인 수원 등 수도권 남부에서 전원형 아파트라는 탄탄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최고급 마감재와 최신 인테리어를 접목시키고 단지 내 공원과 조경에도 역점을 둬 프리미엄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용인 수지에서는 평당 6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중대형 아파트를 100% 분양해 일약 주택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LG건설은 같은 해 6월 ‘문래 LG빌리지’로 서울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동부 이촌동, 신도림동, 방배동, 개포동 등 서울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프리미엄을 보장한다〓래미안의 대표 단지는 마포구 공덕동과 도화동. 15개 단지 1만3154가구를 공급해 이 일대를 ‘삼성타운’으로 만들었다. 이 지역 평균 프리미엄은 분양가 대비 160∼180%.

작년 초 입주한 래미안 공덕2차 39평형은 분양가(2억6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이나 올랐다. 95년 입주한 래미안도화 32평형은 3억8000만원으로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인근 H아파트보다 1억2000만원 이상의 시세차이가 난다.

2001년 초 입주한 수지LG빌리지 1차(5200가구) 61평형도 매매시세가 4억∼5억원으로 분양가(3억2500만원)보다 23∼54% 뛰었다. 같은 시기에 입주한 인근 B아파트 59평형 시세가 3억3000만원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감안하면 큰 차이다.

▽다른 경쟁사에서는 어떻게 보나〓반면 건설업계 일부에서는 두 회사가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고 매번 높은 분양가 기록을 세우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프리미엄을 미리 계산한 높은 분양가로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고 인근에 사업을 시작하는 동종업체에 부담을 준다는 것.

일부에서는 삼성건설과 LG건설이 주택업계 후발업체로서 아직까지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두 회사는 하도급 관리, 하자 발생 등 시공 및 유지관리에서 몇 차례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 아파트 vs LG 아파트
삼성래미안브랜드LG자이(Xi)
·서울 도심형 아파트·방음, 환기, 단열 등 기본주거 성능 개선주요 특징·수도권 위주의 전원형 아파트
·최고급 마감재, 중대형 평형 위주의 프리미엄 아파트
·30, 40대 중산층 대상 마케팅 타깃·50대 이상 고급수요자
·서울도심의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 강세사업전략·수도권 대단지 랜드마크
·마포, 성북, 강북 등 서울 도심지역주요분포지역·용인수지, 양주, 수원 일대 2만여가구 공급
·마포 삼성타운
(15개 단지 1만3154가구)
대표단지·용인 수지LG빌리지
(7개 단지 7000여가구)
·래미안공덕1차 34평형
-시세 3억8000만원
-분양가 1억4277만원
·래미안공덕2차 32평형
-시세 3억9000만원
-분양가 2억700만원
프리미엄·용인수지1차 61평형
-시세 5억원
-분양가 3억2513만원
·용인수지2차 49평형
-시세 3억5000만원
-분양가 2억5147만원
·높은 분양가
·주택업계 후발주자
단점·고급수요층 한계
·주택업계 후발주자
자료:삼성건설, LG 건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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