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올 수도권 주택시장 동향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15분


코멘트
올해 수도권 주택시장의 특징은 서울보다 경기도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1·2월 아파트 매매가는 서울이 평균 0.42% 내린 반면 신도시는 0.29%, 신도시를 뺀 경기도는 0.6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세금도 서울이 0.25% 하락, 신도시는 0.39%, 경기도는 0.57% 상승했다.

통상 집값 상승률은 서울이 제일 높고 신도시와 경기도 순으로 뒤를 잇게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정반대다.

▽소도시의 반란〓경기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서남부 소도시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

화성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2월까지 4.13% 올랐다. 수도권 최고 수준이다. 인근 지역인 평택시는 3.16%, 오산은 2.71% 상승했다.

평당 매매가는 화성시가 연초 396만원에서 412만원으로, 평택시는 289만원에서 298만원, 오산시는 349만원에서 359만원으로 뛰었다.

실제 화성시 태안읍 신영통현대아파트 33평형은 연초 1억4500만∼1억7500만원 선에 매매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금은 1억80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태안읍 신미주아파트 25평형도 올해 초 9500만원 안팎에서 시세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1000만원 오른 1억500만원 선이다.

평택시도 마찬가지. 안중면 현화리 늘푸른아파트 23평형 매매가는 연초 75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8500만원까지 올랐다. 5000만∼5500만원이던 전세금도 500만원가량 상승했다.

▽‘쌍끌이 호재’〓경기 서남부 소도시 집값 상승률이 서울을 앞지른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차등 규제 때문.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어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제한돼 있다. 신도시는 ‘1가구 1주택자’라고 해도 1년 이상 거주해야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만큼 집을 사고팔기가 까다로워진 셈이다.

반면 그간 소외지역으로 치부됐던 경기 서남부 소도시는 정부 규제에서 자유롭다. 이 때문에 서울과 신도시에 몰려 있던 시중 자금이 소도시로 흘러 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독 화성과 평택, 오산이 강세를 띠는 이유는 ‘새 아파트 분양’과 ‘교통여건 개선’이라는 쌍끌이 호재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니에셋 박호덕 연구위원은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분양이 뜸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물량을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데다 이들 도시가 대부분 신규 도로나 철도가 개설되는 곳이어서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 태안 일대는 인접한 동탄신도시 예정지구에서 올해 말부터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평당 분양가는 600만원을 넘길 전망이다. 따라서 태안읍 일대 아파트 값도 이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매매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평택은 서해안고속도로와 붙어 있는 안중·현화택지개발지구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서울은 물론 행정수도가 조성될 충청권까지 쉽게 닿을 수 있다는 게 장점. 최근 우림건설이 이곳에서 내놓은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산은 경부선이 전철로 바뀌면서 수도권 교통망에 포함된다는 이점과 신도시 예정지역으로 거론되는 등 호재성 재료를 발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추가상승 여력 있나〓이 같은 상승세는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도로나 철도 개통은 단발성 호재로 그치기보다는 장기적인 개발계획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월 들어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역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회복되는 분위기여서 시중 자금이 이들 지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서울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경기 서남부 소도시에 투입된 자금이 대부분 단기 투자용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평택 안중·현화지구만 해도 청약률은 높지만 실제 아파트 프리미엄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