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세계신 22개 ‘기록 잔치’…아시아경기가 남긴 것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7시 58분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기록의 산실. 세계신기록만 22개가 쏟아졌다. 이는 98년 방콕대회(12개)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 이밖에 세계타이기록 11개, 아시아신기록 43개, 아시아타이기록 14개가 작성됐다. 또 242개의 대회신기록과 53개의 대회타이기록이 수립돼 무려 385개의 각종 기록이 탄생했다.

세계신기록은 수영에서 1개, 사격 단체에서 3개, 역도에서 18개가 나와 특정 종목에 치우친 감이 있지만 숫자만 놓고 보면 이번 대회는 올림픽에 버금가는 ‘기록 대회’로 남게 됐다.

세계신기록의 첫 테이프를 끊는 영광은 북한 여자역도의 슈퍼스타 이성희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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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는 53㎏급 인상 3차시기에서 102.5㎏를 들어올려 양시아(중국)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세운 세계기록(100㎏)을 갈아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용상에선 세계기록에 2.5㎏ 모자란 122.5㎏을 들었지만 합계 225㎏으로 역시 양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세계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후 역도에선 순루이핑(중국)이 여자 75㎏급에서 5개, 리우춘홍(중국)이 여자 69㎏급에서 4개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하는 ‘비운의 선수’도 나왔다. 타티아나 크로모바(카자흐스탄)는 여자 75㎏급 인상에서, 통쑥 파이나(대만)는 여자 69㎏급 합계에서 세계신기록을 먼저 세웠지만 각각 순루이핑과 리우춘홍에게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반면 중국의 리홍리는 남자 77㎏급 인상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고도 합계에서 뒤져 카자흐스탄의 세르게이 필리모노프에게 영광을 돌려야 했다.

22개의 세계신기록중 가장 빛난 기록은 대회 최우수선수인 삼성 MVP로 뽑힌 기타지마 고스케(일본·사진)가 수영에서 세운 기록. 지난달 범태평양선수권대회 챔피언이기도 한 그는 2일 평영 남자 200m에서 마의 10초벽을 깬 2분9초97을 기록,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마이크 버로우먼(미국)이 세운 기록(2분10초16)을 0.19초나 앞당겼다. 기타지마의 기록은 아시아 선수들의 취약 종목인 수영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쾌거로 불릴 만하다.

사상 최다인 96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기록은 내지 못했지만 ‘아시아의 물개’로 불렸던 조오련씨의 아들 조성모(해남고)가 4일 수영 남자 1500m 결선에서 15분12초32를 기록, 아시아기록(종전 15분14초43)을 깨는 기염을 토했다.

투창의 이영선이 한국신기록(58m87)을 세우며 대회 2연패에 성공, 육상에서 한국기록만으로도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 개회식때 남북공동기수였던 남측의 황보성일(남자 핸드볼)과 북측의 이정희(여자축구), 남녀마라톤의 이봉주와 함봉실이 모두 금메달을 안은 것도 진기록으로 남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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