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철도 노후 심각…현재론 본격 물류 어렵다

  • 입력 2002년 9월 24일 07시 03분


북한의 철도시설이 전면 개·보수해야 할 만큼 낡은 상태라고 국가정보원이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특히 철로 교량과 터널의 붕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하더라도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해야 철도를 이용한 남북간 물류, 나아가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를 통한 물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부가 올 4월11일 국정원으로부터 받아 국회 건설교통위 김광원(金光元·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북한의 철도 운영실태’라는 제목의 5쪽짜리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철로의 침목은 대부분 심하게 부식된 상태이며, 터널 대부분도 누수로 인해 붕괴위험이 높다는 것.

또 교량은 1920년대 건설된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전면 교체할 시기가 됐으며 기관차(1157대)는 1964∼67년 생산된 것으로 50% 이상이 고장인데다 속도계 무선통신 장비가 없어 폐기 처분 대상이라는 것이다. 기관차의 통신시설은 1970년대 옛 소련과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고 신호체계는 반자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철도와 기관차의 노후로 인해 북한의 열차 평균 운행속도는 시속 25∼60㎞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전철화 비중이 80%(총연장 5224㎞ 중 4211㎞)에 달하지만 전력 공급이 제대로 안 돼 운행중단이나 지연 발착이 잦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북 철도 연결사업 비용과 관련, 국정원은 경의선 경원선 금강산선 동해북부선 등 4개 노선 총 316.6㎞ 중 남측구간 복원이 완료된 경의선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노선 복원공사에 총 2조5443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교통개발연구원 안병민(安秉珉) 박사는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대륙간 철도를 건설하려면 ‘블랙홀’인 북한의 철도 개·보수가 필수적이다”면서 “개·보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대륙간 철도에 관심이 있는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이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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