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S&P,한국신용 ‘A-’로 상향…실사없이 이례적조정

  • 입력 2002년 7월 24일 18시 05분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한 단계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은 97년 이후 외환위기를 맞았던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무디스와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A’ 등급을 받아 대외신인도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S&P가 9월로 예정된 실사과정에 앞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A단계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S&P는 등급을 올린 이유에 대해 △112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이 대외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올해 1만200달러로 예상되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A등급 국가와 비슷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S&P는 이보다 더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선 △소액주주 및 채권자의 권리 강화와 회계기준 개선 △국유 은행의 민영화와 하이닉스 문제 해결 등 지속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태신(權泰信)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신용등급 조정은 해당국에 대한 실사를 거친 뒤 6주 후에 발표해온 관례를 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올해 3월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3로 2단계 올렸고, 6월엔 피치사가 2단계 올려 A등급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기 직전의 신용등급(AA-)과는 아직 2, 3단계의 격차가 남아 있다.

S&P의 국가신용등급이 A등급으로 올라감에 따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신용등급도 ‘BBB-’에서 ‘A-’로 함께 조정됐다.

이에 앞서 피치는 23일 한미 하나 조흥은행의 장기 외화표시채권등급을 1, 2단계 상향조정했다. 피치는 “한국경제의 향후 전망이 밝은데다 이들 3개 은행의 대손충당금이 증가하고 악성 채무가 감소하는 등 재무구조가 실질적으로 개선된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들 3개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Stable)’으로 바뀌었다.

한편 독일 정부도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 현지 한국계 금융기관들의 돈 빌리기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24일 “독일 연방금융감독청이 현지 금융기관의 여신에 적용되는 한국의 신용도를 A등급으로 올렸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독일 금융기관들은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B등급으로 분류해 대출시 각종 규제를 주었다. 금감원은 A등급 회복에 따라 독일 내 외환 조흥은행의 차입금리가 0.1%포인트 정도 떨어지고 이에 따라 독일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차입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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