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한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보니…

  • 입력 2002년 6월 17일 17시 47분


‘16강 신화’를 만든 월드컵 한국팀에서 배울 수 있는 주식투자 성공 전략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신구(新舊)의 조화를 배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황선홍 홍명보 유상철 등 경험이 많은 노장과 박지성 이천수 송종국 등 힘이 넘치는 신예들이 어우러졌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및 크로아티아 등이 예선에서 탈락했던 것과 대조적.

주식투자에서도 신구 산업을 골고루 섭렵하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스윙전략이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에서 신경제 폭풍이 요란했던 1999∼2000년에 인터넷 통신 등 정보기술(IT)산업에만 투자했던 사람들은 원금의 대부분을 날렸지만 반도체 관련주와 내수관련주 금융주 등을 적절히 배합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렸다.

둘째, 골리앗은 없다는 사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포르투갈은 그동안 골리앗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40위인 한국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벽을 넘었다.

증시에서 골리앗은 외국인과 기관이다. 굴리는 돈이 최소한 수천억원에 이르고 스타 애널리스트와 스타 펀드매니저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전 은행주에 투자했던 소로스펀드와 99년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던 기관처럼 골리앗이 항상 강한 것은 아니다. 개인도 올바른 투자원칙과 전략을 깨달으면 외국인과 기관을 이길 수 있다.

셋째, 생각하는 투자가 중요하다. 무명(無名)의 송종국이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스타 가운데 한 사람인 포르투갈의 피구를 꼼짝못하게 묶어놓았다. 비결은 피구의 다음 행동을 예측해 그보다 한발 앞서 길목을 지켰다는 점. 주식투자에서도 경제흐름을 잘 읽고 길목을 지키는 투자가 더 실속있다. 계절이나 경기순환에 따라 바뀌는 테마를 기록해뒀다가 남들보다 한발 먼저 싼값에 주식을 사두는 것이 성공투자의 지름길이다.

넷째, 흥분은 자멸의 지름길이다. 포르투갈은 거친 플레이로 2명이나 퇴장당해 몰락을 자초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때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하석주가 첫 골을 넣은 뒤 들뜬 나머지 거친 백태클로 퇴장당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 주식투자에서도 산 주식의 주가가 더 떨어졌다고 화가 나 물타기를 하는 등 이성을 잃으면 손실은 더욱 늘어날 뿐이다.

다섯째, 자만은 금물이다. 포르투갈은 한국을 깔보다 졌다. 프랑스가 세네갈에 진 것도 마찬가지. 주식투자를 처음 할 때는 500만원쯤 넣고 조심조심 투자하다가 수익이 30% 가량 나면 ‘주식투자가 별 것 아니다’라는 생각에 시장을 쉽게 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때부터돈을 잃고, 흥분하게 되면 종자돈까지 모두 털릴 수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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