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일본]“강적 벨기에와 비겨 6000억 경기부양 효과”

  • 입력 2002년 6월 7일 18시 49분


일본이 ‘원조 붉은 악마’란 별명을 가진 강적 벨기에와 2-2로 비기면서 일본 전국에 월드컵 분위기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 역 부근의 대표팀 티셔츠 매장은 한산한 편이었으나 5일부터는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생겨났다. 직장과 대도시 번화가의 식당은 월드컵 경기가 최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들뜬 심리가 소비욕구를 자극해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진 일본경제를 되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일고 있다. 경제평론가들은 일본팀이 유럽의 축구강국과 겨뤄 지지 않았다는 것, 즉 비긴 것만으로도 만족감이 커 약 600억엔(6000억원)의 경기부양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6강 진출시는 약 1조엔(10조원)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경제평론가는 “전국민이 TV를 통해 본 ‘강한 일본팀’에 대한 관심이 월드컵 대회 자체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면서 “관련 상품의 판매를 증가시키는 한편 회식 기회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같은 소비증가에 따라 약 600억엔의 경기부양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당일 일본과 벨기에가 일진일퇴를 거듭한 TV 시청률은 전반에는 43.1%였으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관심이 커져 후반전 종료직전에는 65.4%를 기록했다. 평균시청률은 58.8%였다. TV관계자들은 9일 일본과 러시아의 시합의 평균시청률은 이를 훌쩍 넘어 6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이지대학 정경학부 다카기 가츠교수는 “현재의 소비감소는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며 “만일 일본팀이 16강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한다면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에 꼭 닫혀 있는 지갑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결선 진출시 효과는 상상을 초월해 약 1조엔(10조원)에 이를 것이며 닛케이 평균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1000엔정도 뛰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의 광고회사 덴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 경제효과는 건설투자와 대회기간중에 생기는 교통 숙박 음식비 등의 지출로 약3조엔(30조원). 여기에는 현재와 같이 경기결과에 따른 소비심리의 자극 효과는 포함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도쿄〓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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