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김선영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인터뷰

  • 입력 2002년 4월 11일 17시 31분


한국에서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변하고 있다. 주식운용을 투자자문사에 맡기면서 운용기간을 2년으로 늘렸다. 현재 6% 정도밖에 안되는 주식비중을 중장기적으로 20%까지 높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주주로서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역할도 할 계획이다. 올해는 해외주식에도 5000억원 투자하고 일부는 헤지펀드에도 맡겨 자산운용의 다양성도 추구할 예정.

김선영(金善永·50·사진) 기금운용본부장은 11일 “국민연금이 매월 1조3000억원씩 늘어나고 4월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4조원이 넘는다”며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투자를 늘리고 벤처기업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자산은 작년말 현재 75조원. 이 가운데 주식은 3조2000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시가로 평가한 금액은 4조3500억원. 올 들어 35.6%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김 본부장은 “과거에는 기업이익이 대주주나 정치자금 등으로 샜지만 지금은 이익이 기업에 그대로 남아 배당과 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주가 변동성이 줄어들고 장기상승이 예상돼 주식투자를 늘려 연금가입자에게 높은 수익을 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문사에 맡기는 기간을 2년으로 늘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 그는 “1년마다 평가하면 잦은 거래로 수수료만 많아진다”며 “내년부터는 3년으로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전략적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10개 창업투자회사에 맡긴 1000억원의 평가기간은 5년이며 필요하면 2년을 연장해 7년까지 할 수 있게 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20여개 투자신탁 및 투자자문사에 1조5000억원의 운용을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올해 6000억원을 늘릴 예정”이라며 “아웃소싱 회사를 A B C등급으로 평가해 A등급 회사에는 더 맡기되 C등급 회사는 탈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 기준은 △수익률 △투자절차의 투명성 △위험관리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재무안전성과 펀드매니저의 이직 가능성 △투자철학 등.

그는 “삼성투자신탁운용과 템플턴투자신탁운용이 이런 기준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앞장서 운용회사의 차별화를 유도하는 것이 증시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식투자 규모가 늘어날수록 시장에서 주식을 파는 것은 시세에 영향을 미친다”며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보유를 하면서 주주로서 경영을 감시해 주가를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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