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자금마련]내집마련 신용만 있으면 OK

‘지금은 대출 세일(Sale)시대’.

금융권의 치열한 대출 경쟁으로 돈 빌리기가 쉬워지면서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기회도 커졌다. 최근엔 대출전담 직원이 근저당설정 등 대출 관련 일처리를 ‘원스톱 서비스’로 해결해주는 은행도 많아졌다. 제일은행은 ‘홈론전문상담사’가 24시간 무료상담까지 해줄 정도.

이에 따라 소규모 자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예전엔 주택자금의 70% 이상을 확보해야 주택 구입을 고려했지만 이제는 50%만 있어도 집을 살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 재테크팀 김성엽 팀장은 “입주 때까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70∼80%에 이를 때 주택구입을 고려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거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때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1∼2년간 대출 상품의 특징도 크게 변해 조목조목 따져봐야 후회가 없다는 것.

▽이런 점에 유의하자〓우선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상품이 크게 늘었다. 금리변동에 따른 대출상품은 크게 △시장금리에 따라 대출금리가 달라지는 시장금리 연동형 △기준금리(프라임레이트) 연동형과 고정금리로 나눌 수 있다.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은 지금처럼 금리 수준이 낮을 때는 유리하지만 금리 상승기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게다가 3개월마다 달라지는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고객이 다 떠안아야 한다.

기준금리는 시장금리보다는 변동 주기가 길어 ‘금리 리스크’가 적은 대신 금리 수준이 다소 높다. 은행의 조달금리나 업무비용 등을 다 감안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리변동이 심할 때는 이처럼 현재의 금리수준과 미래의 변동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담보대출의 경우엔 대부분 은행이 근저당설정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대신 만기 이전에 갚으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리며 은행마다 약간씩 조건이 다르다.

또 이왕이면 대출 사용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는 마이너스통장식 대출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 일반대출보다 추가로 0.5%포인트 정도의 이자를 더 내야 하지만 상환 여력에 따라서는 마이너스통장형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신용대출엔 어떤 게 있나〓은행권의 대출경쟁은 지난해 부동산담보대출에서 올해엔 신용대출로 확대됐다. 부동산 담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신용대출 자격을 확대하고 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최저 연 7.75%인 것을 비롯해 한미은행이 최저 7.9%, 한빛이 7.81% 등 7%대 신용대출 시대가 열렸다.

최근에는 대출한도도 크게 늘리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최저 연 7.75∼12.2%로 최고 5000만원까지 무보증으로 대출해주며 0.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내면 마이너스 대출형식으로도 빌려준다.

외환은행은 최근 ‘예스 프로론’를 내놓고 최고 1억원을 연 8.4∼9.2%로 대출해준다. 한미은행의 ‘사이버 매직론’을 이용하면 연 7.9∼15%로 최장 5년 동안 5000만원, 전문직은 1억원까지 빌려쓸 수 있다. 특히 한미은행이 정한 ‘우량업체’의 직원은 최저 연 8.3%로 최고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 직종이라면 각 은행이 내놓은 ‘전문직 무보증대출’을 이용하면 최저 금리 수준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 로이어클럽’, ‘하나 닥터클럽’, ‘하나 메디론’ 등으로 구분해 대출하고 있으며 금리는 연 8%대. 한미은행도 ‘닥터론’으로 특화, 공중보건의이나 군의관에도 최고 5000만원을 최저 연 8.0%로 대출해준다.

신한 하나 국민 등이 내놓은 시장금리 연동형 ‘공무원대출’은 최저 6%대에 대출 받을 수 있어 금리 경쟁력을 갖췄다.

틈새 금융상품도 있다. 한빛은행은 골프회원권이 있는 고객들에게 보증인과 서류없이 마이너스대출로 최고 5000만원을 대출해준다. 금리는 최저 8.81%, 대출기간은 1년.

▽부동산 담보대출〓대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별 차별성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중도상환수수료나 근저당설정비 면제 요건 등에서는 차이가 있다.

근저당설정비를 면제받으려면 외환은행은 2000만원 이상 3년 이상, 한미은행은 3000만원 이상 3년 이상(서울지역) 대출받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

중도상환수수료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대부분은 2년 이내에 상환하면 대출잔액의 1%를, 2년 초과 3년 이내인 경우 0.5%를 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2년 이내에 갚으면 1.5%를, 2년이 지나면 0.5%를 받고 있다. 제일은행은 대출 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 만기 이전에 갚으면 1.5%를 물린다.

대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은행은 우수 고객에게는 대출이자를 추가로 낮춰주는 등의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하고 다른 은행의 대출 고객 끌어오기도 서슴지 않는다. 한빛은행과 서울은행은 타 은행에 설정돼 있는 담보를 해지하면 말소비용을 대신 내 준다.

또 한빛은행은 서류 접수 후 영업일 기준으로 3일 이내에 대출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지연에 따른 보상으로 매일 1만원씩 준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