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파업전야"

  • 입력 2002년 3월 1일 20시 08분


지난 24일 철도, 전기등 공기업부분 사업장의 연대총파업으로 국민대다수가 한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공기업 민영화의 쟁점을 놓고 노사간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공공성이 강한 국가기간산업이 정지상황까지 치달았으나 27일 극적으로 노사협상 타결로 파업 철회와 정상화를 다짐했다.

자칫 파업의 장기화로 전력공급의 차질과 수송마비에 따른 수출입 업무의 차질을 빗는등 국가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한창 정상괘도에 오르고 있는 경제상황이 다시 악화될수도 있었다.

다행이 조속한 타결로 위기는 넘겼으나 국민들을 볼모로한 노사 양측의 일처리문제에 있어서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의 파업은 이제 일상화 되어 애꿎은 시민들만이 전전긍긍 파업을 내심 걱정하고 당사자인 노사는 문제될것이 없다는 태도들이다.

경제현장에서의 이같은 파업은 한국스포츠계에도 깊숙히 파고들어 노사양측의 파업진행과정과 파업협상의 자세등을 똑같이 답습하고 있어 스포츠계도 파업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4일, 외국인선수 보유문제로 선수협의회는 대의원 총회를 열고 포스트시즌 보이콧 43대4로 가결하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팬들을 무시한채 포스트시즌을 보이콧하겠다는 선수협의회와 약속이행을 저버린 KBO의 이중행동등과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운채 적극적인 대화를 펼치지 않으며 끝까지 가보자는 식의 자세로 일관한 이들의 태도에 야구팬들은 적잖은 실망을 했다.

이 사태이후 4달이지난 2002년 2월22일 KBO는 내년시즌부터 선수협의회 의견을 받아들여 2명보유, 2명출전의 새로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보이콧은 한때의 해프닝으로 남게 되었다.

억울하다면 가을의 축제를 보지 못하지나 않을까하는 야구팬들만이 KBO와 선수협의회의 포스트시즌을 볼모로한 힘겨루기의 최대 피해자로 기억될뿐이다.

비단 프로야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얼마전 남자배구에서는 이경수를 둘러싸고 대학연맹의 신인 드래프트 참가 거부와 LG화재의 드래프트 불참과 팀 해체선언등 서슴치 않고 극단적 단체행동을 시도하는등 대화보다는 행동이 앞섰다.

또한 27일 열린 프로농구 여수코리아텐더와 안양SBS전에서 심판의 편파적 판정에 불만을 품은 코리아텐더측은 28일 편파판정에 대한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면 남은 정규리그 경기 불참을 통보했다. 사태의 진위여부와 당사자간의 대화없이 정규리그 불참의 일방적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이처럼 앞뒤 정황이나 대화로서의 문제해결 없이 서로의 주장만을 관철시키기위해 단체행동이나 극단적 행동을 일쌈는 것은 당연시되고 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화하기보단 자기주장의 정당성만 내세우는 이들 앞에 스포츠를 사랑하고 즐기는 팬들만이 파업의 피해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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