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 건강법]고려대 안암병원 내시경팀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47분


고려대 안암병원 내시경팀의 ‘보스’ 현진해 교수(61)와 팀원들은 일하는 것을 지켜보면 속병이 날 만한데도 속이 멀쩡한 의사들이다.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해서 환자를 돌보느라 오후 3시까지 점심을 못먹기 일쑤다. 아침 저녁 두끼를 거를 때도 있고 자장면이나 빵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자정을 넘겨 귀가해서 부인에게 ‘눈칫밥’을 얻어 먹는 이도 적지않다.

그러나 이들의 속은 깨끗해서 ‘무쇠 위장팀’으로 불린다. 주변에서는 이들의 밝고 적극적인 태도가 위 건강을 보증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현 교수는 “위는 ‘작은 뇌’라고 불릴 정도로 각종 신경이 얽혀있는데 밝고 적극적으로 살면 위가 튼튼해진다”고 말했다. 반면 스트레스는 위 건강의 최대 적이라는 것.

팀원들은 밝고 적극적으로 연구와 치료에 매진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팀을 유지하고 있다. 현 교수와 전훈재 교수(43)는 1999년 영국에서 발간되는 내시경 분야 권위지 ‘벨리어의 베스트 임상과 연구’에서 위 내시경 분야 세계 최고 명의 10여명에 선정됐다.

팀에서는 80년 국내 최초로 내시경으로 위 질환을 치료하기 시작했고 82년에는 간경변증 환자가 식도에서 핏줄이 터져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보는 ‘식도 정맥류’를 내시경으로 치료했다. 92년에는 세계 최초로 위 정맥류를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확립, 지금까지 400여명을 진료해 조기지혈에는 100%, 치료에는 90% 이상 성공했다.

이에 앞서 84년에는 위와 식도의 점막 밑에 있는 암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서 지금까지 120여명을 치료했다. 이들과 함께 간 담도 췌장 질환을 맡고 있는 김창덕 교수(49), 대장 질환을 전담하는 진윤태 교수(39)가 팀을 이뤄 세계 최고 수준의 진료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

현 교수는 “위암과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0대 이상은 매년 위내시경 검사와 격년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가족중에 관련 질환을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 30대 이상이면 이같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더러 내시경과 조영술 중 어느 것이 좋으냐고 문의하는 사람이 있는데 두 진단법이 장단점이 있는데다 내시경 진단은 의사의 ‘실력’에 따라 통증이 차이가 나므로 어느 방법이 낫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최근에는 검사받는 사람이 통증을 느끼지 않고 내시경검사를 받을 수 있는 ‘수면내시경법’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낙관적 생활, 절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박멸 등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궤양이 있을 경우에만 헬리코박터 피일로리 박멸을 권고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박테리아를 암 유발 요인으로 인정한 이상 암을 예방하려면 굳이 궤양이 없어도 박멸하는 게 좋다는 것. 이 연구팀은 98년 5월 작은 유리관에 숨을 내쉬어 감염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는 ‘요소 호기 검사’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전 교수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대장암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늘고 있는데 두 질환 모두 증세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즉 혈변, 변습관 변화, 복통 등의 증세가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

현 교수는 “일부는 두려움 때문에 검사를 기피하는데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소개했다. 노화와 함께 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며 유당 분해효소가 줄어들어 우유를 먹었다가 설사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또 밀가루 계란 조미료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많은데 이로 인한 소화기질환을 걱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

팀은 요즘 개발되고 있는 ‘캡슐 내시경’의 실용화에 매달리고 있다. 비디오 카메라, 안테나, 발광(發光)장치 등이 달린 큰 비타민 알약 정도의 캡슐을 삼키도록 해서 위 소장 등 소화관을 촬영하는 것이다. 팀은 새로운 진단기기와 치료내시경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주위에서는 조만간 또다른 세계 최초의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 송인성-정현채 '名不虛傳'

소화기 내시경 분야에서는 고려대 안암병원에 버금가는 병원으로 서울대병원, 서울중앙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울대병원의 송인성 교수는 동아일보에서 연재한 ‘베스트닥터의 건강학’에서 위질환과 대장질환 분야의 2관왕을 차지한 명의이고 정현채 교수는 ‘메디컬 프런티어’에서 대장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두 교수는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소화기질환 전체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중앙병원은 위, 대장, 담췌장을 보는 교수들이 명확히 구분돼 있다. 민영일 교수는 ‘수면 내시경’을 국내에 도입했으며 양석균 교수는 염증성 대장질환의 독보적 권위자. 이 병원 김명환 교수와 순천향대병원 심찬섭 교수는 지난해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비디오논문 경연대회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도 위질환 박인서, 대장질환 김원호, 담췌장 강진경 교수 등 명의들이 역할을 분담해서 환자를 보고 있다.

◆ 소화기 내시경 치료 전국의 명의

분야

이름

소 속

전 화 번 호

상 부

소화기

현진해

고려대 안암

02-920-5560

전훈재

송인성

서울대

02-760-2211

정현채

민영일

울산대 서울중앙

02-3010-3180

김재준

성균관대 삼성서울

02-3410-1100

하 부

소화기

김원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02-361-6056

김효종

경희대

02-958-8142

양석균

울산대 서울중앙

02-3010-3190

최재현

고려대 안산

031-412-5114

담췌장

김명환

울산대 서울중앙

02-3010-3190

심찬섭

순천향대

02-709-9581

032-621-5051

윤용범

서울대

02-760-2211

강진경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02-361-5114

김창덕

고려대 안암

02-920-5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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