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청개구리 투자법’ 일리있다

  •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53분


“주식은 비쌀 때 사고 쌀 때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식을 뒤엎는 이 주장은 시카고 투자컨설팅 사장인 김지민 박사의 ‘고점매수(高點買受) 저점매도(底點賣渡) 전략’이다. 김 박사의 설명은 이렇다.

바닥(최저점)에서 사고 상투(최고점)에서 팔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없겠지만 현실에서 바닥과 상투를 제대로 찾기란 불가능하다. 이쯤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그 회사가 부도가 나 결국 주식이 휴지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투자자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바닥에서 사는 게 아니라 주가가 오르는 주식을 따라 사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점매수). 반대로 주가가 생각보다 떨어질 때, 즉 이게 아니다 싶을 때는 과감히 팔아야 한다(저점매도). 즉 철저한 추격매수와 손절매가 ‘고점매수 저점매도’라는 역설의 본뜻.

이처럼 증시에는 정설이 아닌 역설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식을 깨는 주장이 듣는 이에게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

오성진 현대증권 차장의 ‘퍼(PER·주가수익비율)가 높은 주식을 사고 퍼가 낮은 주식은 팔아라’는 주장도 증시의 대표적인 역설. 회사의 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일 때 퍼가 낮기 때문에 이런 저평가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

“성장성이 좋은 기업은 사업 초기에 순이익은 낮지만 주가가 빨리 올라 퍼가 높아진다. 이 때가 주식을 사야 할 때다. 그 후 회사의 사업이 안정되고 시장에서 지위가 높아지면 순이익이 늘어나는 반면 주가의 오름 폭은 줄어든다. 이러면 퍼가 낮아지는데 이 때는 회사의 성장성이 이미 주가에 다 반영이 됐으므로 팔아야 할 시기다”라는 게 오 차장의 주장.

“주식투자는 미인 투표다”라는 케인스의 명언은 아무리 기업 내용이 좋아도 투자자들이 “좋다”고 판단해주지 않는다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는 의미.

결국 투자자의 관심이 주가를 결정한다는 주장인데 이 상식에 대항하는 유명한 역설이 인기주보다 오히려 소외주의 주가가 더 많이 오른다는 ‘소외주 효과’다. 이 역설은 실제 통계로도 여러 차례 집계됐으며 미국에서도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편의 연구논문이 나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역설로 자리잡았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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