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보약 먹을때도 조심 또 조심

  • 입력 2002년 2월 6일 17시 54분


과거 흥분제 복용 사실을 밝힌 지단
과거 흥분제 복용 사실을 밝힌 지단
88서울올림픽 육상 남자 1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던 벤 존슨(캐나다)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해 지구촌을 놀라게 했었다.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94년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에페드린을 복용한 사실이 들통나는 바람에 15개월 출전정지의 중징계를 받아 개인 명예에 큰 타격을 받았었다. 또최근엔 ‘그라운드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과거 흥분제의 일종인 크레아틴을 복용했다고 털어놔 큰 충격파를 던졌다.

도핑(Doping·금지약물 복용). 프로스포츠의 세계에서 특급 스타들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혹은 무명 선수가 정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유혹’이다.

2002월드컵 때도 ‘제2의 마라도나’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복용사실 확인이 가장 어려운 근지구력 강화제인 EPO(에리스로포이에틴) 검사를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도핑테스트를 천명하고 나서 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FIFA가 도핑테스트를 처음 도입한 때는 1966년. 스포츠 정신을 지키고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또 모든 팀에 균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했다.

FIFA는 크게 흥분제(45개), 마약류(15개), 생리동화촉진제(아나볼릭 에이전트·26개), 이뇨제(25개),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와 글라이코프로틴(당단백질), 호르몬성 약품(5개), 기타(1개) 등 6개 범주로 나눠 총 117개 약물의 복용을 금지시키고 있다.

도핑테스트가 2002월드컵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진은 94월드컵때 금지약물 복용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마라도나(左)가 88올림픽때 약물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 벤 존슨을 개인 트레이너로 영입했을 당시 모습.

월드컵땐 매경기에 앞서 2명의 선수를 무작위로 뽑아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며 만일 양성반응이 나온다면 추가로 선수들을 선발해 테스트를 실시한다. 물론 양성반응이 나온 선수는 중징계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각국 축구협회는 월드컵때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선수들 관리에 한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금지약물은 물론 선수들의 보약까지 체크하고 있다. 일부 보약에 금지약물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 보약을 먹는 선수들로부터 보약을 받아 국립도핑센터로 보내 금지약물이 포함돼 있는 지를 확인한뒤 먹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산삼협회가 1억원 상당의 산삼세트를 증정한다고 했을 때도 혹 금지약물성 물질이 들어 있을 것을 우려 전문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할 정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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