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국내 전문가가 본 ‘포위경제론’

  • 입력 2002년 2월 5일 18시 02분


김경원(金京源·43) 삼성경제연구소 해외경제 담당 상무는 제프리 가튼 예일대 경영대학장의 ‘포위경제론’에 대해 “경제논리가 지배하던 시기에서 정치와 경제논리가 혼융되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를 날카롭게 짚어냈다”고 평가했다.

김 상무에 따르면 냉전시대에는 소련과 미국이 양 진영으로 나뉘어 대립하는 바람에 정치적 동맹 관계가 경제논리를 압도했다는 것. 그러나 소련 등 동구권이 무너지고 세계화 바람이 불면서 세계는 이윤극대화라는 경제논리만이 지배하게 됐다.

그는 “90년대에 전 세계를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미 정부와 미 기업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며 “그러나 9·11테러로 이제 미 정부의 정책 목표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가튼 학장의 지적대로 대테러전쟁 등 미국의 정치적 의제에 동의하는 국가는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반면 이에 반대하거나 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국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점에서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악의 축’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대북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특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미국의 대외정책과 정치적 고려가 국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민하게 대처하면서 국익 우선 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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