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증권]부동산 투자자 증시 올까?

  • 입력 2001년 11월 27일 18시 46분


주식시장의 폭등은 부동산시장에 악재일까, 호재일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상황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부동산시장을 주도했던 투자자들이 낮은 금리와 침체한 주식시장에 실망한 사람들인 만큼 “이들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과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투자자는 기본 성향이 다르므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맞서고 있다.

한성대 부동산학과 이용만 교수는 “주식 부동산 채권 기타 예금 금융상품 등의 자산 상품은 큰 틀에서 대체 관계 상품”이라며 “주식시장의 활기로 부동산시장이 주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도 “그동안 투자 대안이 없어 부동산시장에 관심을 가졌던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면 부동산 수요층은 얇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책임연구원은 “신규 분양 물량이 없는 계절적인 비수기에다 부동산 값이 오를 대로 올랐다는 인식이 퍼진 상태에서 주식시장의 활황은 부동산시장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실장은 “증권과 부동산에서 움직이는 자금은 성격이 다르다”며 악재설을 반박했다.

그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소액 단위로 단기간 거래가 가능하지만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금액이 크고 거래기간이 긴 데다 양도소득세 등록세 취득세 등 매입에 따른 세금 부담이 크므로 투자자 층이 다르다는 것. 따라서 “주식시장의 활황과 상관없이 부동산시장은 움직일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 ‘부동산 114’의 김병욱 이사도 “현재의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는 한 주식시장의 동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상당수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호황이 장기적으로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국내 경제가 침체를 벗어난다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므로 부동산 수요자들의 소비도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주가 상승으로 소비 촉진 및 내수 확대가 이뤄지고 수출이 증가하면 경기 회복세가 내년 하반기에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이러면 입주 물량이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 부동산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황재성·김승진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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