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필링 미네소타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0시 25분


야구 월드컵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팀의 비보로 우울한 한 주입니다. 그래도 달려야지요~! 아직도 낫아웃이니까요.

버드셀릭 커미셔너는 메이저리그의 절대권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KBO의 사무총장과는 달리 확실히 구단주회의를 이끌고 있고 능수능란한 전략과 계책을 동원하여 메이저리그의 발전을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이며 동시에 가장 위험한 독소임을 지적받아왔습니다. 침체된 메이저리그에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해 재도약의 전기를 만드는 등 많은 업적이 있어왔지만 이제 그는 구단주들의 이익을 대표하여 팀 퇴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려고 하고 있네요.

팀 퇴출의 문제는 구단주 회의로 결정지을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프로스포츠는 지역민들의 정서와 여가활동, 문화생활, 더 나아가 지역산업에 밀접히 연관된 것이기에 공공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해야지 법적 근거의 희박함을 틈타 날치기 강행되는 경우 리그 전체의 존속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현실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구단주들은 현재의 수익금 분배방식(흑자구단이 적자구단을 도와주는 방식)과 사치세 문제를 껄끄럽게 생각합니다. 솔직히 2개팀 퇴출하여 각 구단에 얼마나 큰 플러스 요인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 문제가 가장 비중 있게 보여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미네소타와 몬트리올의 시정부와 팀경영진이 너무도 무사안일하다는 점입니다. 이 지경이 되도록 모른척한 그들을 비난하는 셀릭의 발언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외에도 두 팀의 공통점은 많습니다.

첫째, 두 팀 모두 추운 지역이라 야구 인기가 적을 수 밖에 없다는 점 (캐나다는 역시 아이스하키죠 -_-;)

둘째, 둘 다 오래된 돔 구장을 사용한다는 점. 너무도 심한 구장내 소음에 인조잔디가 선수들에게 주는 위협들, 볼거리 없는 낡은 시설의 구장을 누가 찾을까요? 심지어 지붕이 찢어지고 구조물이 떨어지고 하는 노후의 징후까지 뚜렷한 건축물이라면? 이대로 두면 몬트리올은 내년쯤 평균관중 1천명 미만의 신기원을 열지도 모릅니다. 마이너리그 팀도 인기 있는 팀은 수천 명은 기본인데….

셋째, 새 구장과는 인연이 없다는 점. 미네소타는 새 구장 건립을 수십차례 추진했지만 시정부가 무성의하며 몬트리올은 라벳 구장을 신설하고 있지만 스폰서인 라벳社(양조회사)가 작년 시즌 직후 발을 빼 자금조달이 난처한 상태입니다.

넷째, 유망주와 싸고 질좋은 선수들이 넘쳐 난다는 점. 몬트리올은 요즘 성적이 워낙 안 좋아 문제이긴 하지만 현존하는 블라디, 비드로, 바스케스, 아마스, 카브레라 등을 비롯,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같은 이미 남의 사람 되어버린 슈퍼스타들을 쭈욱 공급해온 메이저리그 내의 마이너리그(팜의 역할을 했으니까 ^^)였고 미네소타 역시 수비 하나로 먹고 사는 팀 컬러답게 기본기만큼은 칼 같은 구즈먼, 민트키비츠, 코스키, 밀튼, 래드키, 메이스 등등이 줄줄이 줄을 섰습니다. 팀이 정상이라면 이들이 지구 우승을 노리지 말란 이유가 없을 정도입니다. 또 실제로 올해 미네소타가 그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죠.

결국 이번 퇴출소동은 노사재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구단주들과 그들에게 좋은 빌미를 제공해준 무능력 팀들이 합작해낸 해프닝이 아닐까요?

여기서 이미 거론된 몇 가지 대안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가능하면 건설적인 방향으로.

우선 연고지 이동에 대한 논의가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워싱턴이나 세너제이, 포틀랜드 등은 야구팀을 유치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세너제이에 이동할 팀으로써 오클랜드가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면 워싱턴에는 몬트리올이나 플로리다가 꼭 옮겨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시장성있는 새 연고지 희망 시를 두고도 굳이 퇴출을 강행하려는 이 부분에서 셀릭의 의도는 의심 받고 있는 것입니다.

역시 셀릭에 의해 거론된 바 있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분산드래프트를 통해 성적 상위팀의 25인 로스터에 들지 않는 선수(40인 안에 들 테니 당연히 알짜선수겠죠.) 중 1명을 성적 하위팀에서 지명해 가는 방법인데 예상되는 단점과 노조의 반대입장도 있겠지만 꼭 추진되어볼 만한 위기타개책이 아닐까 합니다.

노조도 리그 전체의 존립을 생각해 샐러리캡의 도입 등 현실적 문제에 타협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박찬호가 연평균 1800만불을 받는다면 팀 헛슨은? 마크 멀더는? 그들이 수년 뒤 FA로 풀릴때에는 정말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수준이라면 누구나가 3천만불쯤은 너끈히 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구장 입장료의 상승, 한국 같은 중계방송을 즐기는 외국에 대한 판권료 상승 등을 촉발시켜 팬들을 결국 멀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면?

얘기가 길어졌지만 저는 오늘 미네소타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앞서도 지적한 것처럼 그들의 구단 운영은 내년에도 암울합니다. 새 구장 건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는 한(좀더 정확히 말해 시정부가 투자를 하지 않는한)은 말이죠. 그러나 전력적 측면에서 미네소타는 내년시즌에도 클리블랜드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적수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선발진은 보자면 올 시즌 확실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준 브래드 래드키와 좌완 에이스 에릭밀튼(사실 이 둘은 그간 20승 경험 1차례와 노히터 게임 때문에 늘 가능성만 거론되었을 뿐입니다.), 에이스급 피칭을 보인 신예 조 메이스, 전반기만큼은 확실히 짜게 해주는 중견투수 릭 리드(올해 재미를 못봐서 트레이드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등이 건재하고 중심선수들의 부상도 없기에 AL 중부지구만을 놓고 보자면 내년에도 톱클래스의 전력이 아닐까 합니다.

에디 구아다도(발음 참… -_-;;)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평년 이상의 솜씨를 보이지 못한 밥 웰스, 헥터 카라스코, 트레버 밀러 등의 불펜진은 교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러나 적당한 수준의 트레이드 카드는 될 수 있을지언정 비싼 특급불펜을 영입할 여력은 안되기에 내년에도 선발진들의 노고를 까먹는 불안감은 계속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심각한 것은 마무리인데 라트로이 호킨스가 전반기 잘해내고 있을 때 마무리로는 첫해인 그를 좀더 신용해주지 못하고 비싼(?) 타드 존스를 데려왔었다는 점입니다. 결과는 둘 다 썩 좋지 못하게 나오고 말았는데 내년에도 과연 더블 스토퍼로 나갈 것인지? 타드 존스라면 아직은 이름값이 있어 트레이드 카드로는 제격인데 차라리 호킨스를 한해 더 믿어보는 것은 어떨지 하는 생각입니다.

야수들을 봐서는 슬러거 없이 수비력으로 말하는 팀 컬러상 지명타자인 오티스가 갑자기 파워에 눈뜨지 않는한 내년에도 30+홈런을 기록할 선수는 드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치가 폭등하고 있는 리드오프 크리스찬 구즈먼과 루이스 리바스가 선구안에 눈을 뜨는 순간 이들은 케니 롭턴이 떠난 뒤 오마 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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