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지표 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13일 이후 3일 동안 무려 0.64%나 폭등했다. 4%대에 머물던 금리가 5%대로 오른 것은 물론 전문가들이 최고점으로 생각했던 5.2%도 단번에 뚫어버린 것.
이는 국내 주가 상승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탓도 있지만 12일부터 시작된 미국 채권시장 금리의 폭발적인 오름세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에서 미국과 연관성은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펀드매니저나 딜러들이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미국 금리를 확인할 정도로 ‘미국 쳐다보기’ 현상이 심해졌다는 지적.
▽왜 동조화인가〓한마디로 국내 채권시장에 참고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지표나 정보가 없기 때문. 경제가 좋아지거나 그럴 기미가 보이면 채권 금리는 올라가기 마련(채권가격은 하락)이다. 최근 양국의 주가 상승세를 보면 경기가 좋아질 것 같기는 한데 그럴 만한 증거는 없다. 결국 투자자들이 투자의 기준 지표로 삼을 만한 것이 미국 금리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교보증권 김진성 책임연구원은 “어차피 국내 경기에 대한 판단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치열한 눈치보기 끝에 미국의 금리를 투자 기준으로 삼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와의 연관성〓채권시장에서는 최근 금리 급등이 단순한 ‘미국 따라하기’일 뿐 실제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곧 진정될 것이라는 분위기다.
그러나 증시에서 보는 관점은 다르다. 어차피 주가나 금리 모두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한 증시의 상승이 지속된다면 금리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금리 급등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채권시장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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