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한국축구 “유럽벽이 별거냐”

  • 입력 2001년 11월 13일 22시 29분


최용수는 전반 42분 선제골을 잡아냈다.
최용수는 전반 42분 선제골을 잡아냈다.
‘유럽 벽’을 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크로아티아와의 1차전이 끝난 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차전이 아주 중요하다. 강팀은 한 팀에 거푸 지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중무장을 하고 나올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를 지켜보라”고 말했다. 2차전에서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이 대등한 경기를 펼친다면 ‘유럽 징크스’를 떨쳐버릴 수 있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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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2차 평가전. 한국은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이며 크로아티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하며 유럽 벽을 돌파할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먼저 수비의 안정이 돋보였다. 4-4-2에서 최근 스리백을 쓰는 3-5-2 포메이션으로 바꾼 뒤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이 원활하게 움직였다.

이날은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최전방 공격수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며 거칠게 나오는 크로아티아와 ‘맞불작전’을 펼쳤는데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특히 전반 3분 크로아티아의 코너킥에 이은 요십 시무니치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위기를 맞았지만 수비라인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과감한 슬라이딩 태클과 몸싸움으로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괴롭혔다.

공격도 비교적 매끄러웠다. 유상철과 이영표 김남일 등 미드필더들이 수비라인에서 올라온 볼을 짧은 패스로 주고받으며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한 것. 주로 사이드 돌파에 이은 센터링으로 공격 찬스를 찾았던 1차전보다 공격 루트도 다양해졌다. 유상철과 김남일이 중앙에서 설기현과 최용수에게 직접 패스를 넣어 찬스를 엿보기도 했다.

한국이 전반 42분 잡아낸 선제골도 이 같은 플레이에서 나왔다.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김남일이 골지역으로 파고드는 최용수를 향해 긴 패스를 이어줬고 최용수가 절묘한 킥으로 골키퍼 키를 넘기며 골을 낚은 것.

물론 문제점도 많이 지적됐다. 특히 상대가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할 때 수비수들의 공간 확보가 불안했다. 이날 후반 17분 밀란 라파이치의 프리킥을 보리스 지브코비치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을 때도 한국 수비진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지브코비치를 놓쳤다.

<광주〓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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