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실기업 정리 높은 점수…투자유치 유리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9시 45분


무디스, 피치IBCA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높인 것은 한국경제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현상유지에 급급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올라 기업의 해외 차입비용 감소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어디까지 왔나〓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99년 11월 이후 2년 만이다. 이로써 외환위기 이후 B+ 등급까지 추락했던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투자적격 최하위인 ‘BBB-’보다 2단계 높은 BBB+까지 올라갔다.

S&P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추이
외환위기 이전AA-
1997년 10월 24일A+(1단계 하락)
11월 25일A-(2단계 하락)
12월 11일BBB-(3단계 하락)
12월 23일B+(4단계 하락)
1998년 2월 17일BB+(3단계 상승)
1999년 1월 25일BBB-(1단계 상승)
11월 11일BBB(1단계 상승)
2001년 11월 13일BBB+(1단계 상승)
(자료:재정경제부)
영국의 신용평가기관인 피치IBCA는 3대 신용평가기관 중 제일 먼저 작년 3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BBB+로 올렸다. 그러나 S&P와 무디스는 한국의 구조조정 미흡 등을 이유로 추가 상향조정을 미뤄왔다. 이번에 오른 등급은 외환위기 직전의 AA-에 비하면 4단계가 낮은 것. 그러나 세계경제의 동반침체, 미 테러사태의 여파를 고려할 때 한국만 신용등급이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신동규(辛東奎)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아시아 국가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낮아지고 있어 한국의 신용등급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면서 “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높임으로써 내년 초 무디스에서도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등급이 오른 이유는〓S&P는 구조조정의 지속적인 추진과 이에 따른 가시적 성과를 들었다. 특히 부실기업의 정리를 촉진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시행, 자산관리공사의 3조8000억원 자산유동화, 담배인삼공사 정부 지분의 성공적 해외매각, 대우차와 현대투신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와 함께 1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신축적인 변동환율제도 운용, 순대외채권국 정착 등의 요소가 대외부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다른 신흥시장국가와 달리 재정상태가 건전하다는 점도 ‘가산점’을 받은 대목.S&P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여당 총재직 사임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통령이 경제운영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현 정부가 1997년 대선 직전과 같은 정책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용등급의 영향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한국은 보다 쉽게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또 유리한 이자율로 해외에서 돈을 빌려올 수 있어 기업의 해외자본 조달비용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1등급이 오를 때 차입금리는 0.35%포인트 정도 내려 매년 5억달러 이상의 차입비용이 절감된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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