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달라진 코스닥 분류…"더 잘 보여요"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8시 57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코스닥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자자들이 ‘종목의 특성’을 보지 않고 추세나 테마에만 의존해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9·11 미국 테러 이후 유가가 급등하자 실제 예상되는 매출 변화가 거의 없는데도 회사 이름에 ‘석유’자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몇몇 코스닥 종목들 주가가 급등한 게 좋은 예. 투자자들 중에는 자기가 산 종목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코스닥시장에서 새로 발표되는 38개 업종 분류를 이용하면 이같은 ‘묻지마 투자’를 상당히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업종 분류 특징 및 효과〓지난달 29일부터 새로 발표되기 시작한 코스닥시장의 업종지수는 코스닥지수를 포함해 모두 38개나 된다. 종전 8개로 분류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자세해진 셈.

새 업종분류 발표 이후 증권사의 코스닥시장 분석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종전에는 ‘구제역 테마’ ‘보안주 테마’ 등 분석하는 사람 마음대로 몇 개의 종목을 묶어 분석하던 것이 최근에는 업종분류에 따른 분석으로 대체됐다.

‘디지털컨텐츠와 음식료담배 두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짐. 60일 이동평균선 지지가 기대되는 통신서비스 등 9개 업종에 관심을 둘 것.’(SK증권, 10월31일)

‘실적 악화로 인해 인터넷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짐. 단기적으로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반도체 업종은 펀더멘털이 동반되지 않은 상승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대신증권, 8일)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업종분류 이전 코스닥시장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표현이다. 업종분류가 새로 만들어짐으로써 분석의 과학화가 상당히 진전된 것이다.

▽어떻게 활용할까〓업종이 제대로 분류됐다는 것은 바로 투자자가 사고 팔려는 종목의 성격이 분명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섬유질 사료업체 ‘엔바이오테크’의 경우 이름만 봐서는 뭐하는 회사인지 감을 잡기 힘들다. 과거 같으면 수백개의 일반제조업 종목들과 함께 묶여 있었지만 새 업종분류에서는 한일사료 등 동종업체들과 함께 ‘음식료&담배’ 업종에 소속돼 있어 구분이 쉬워졌다.

또 주가를 비교할 때도 비슷한 성격의 종목들과 비교가 가능해졌다. 보통 주가가 고평가됐다거나 저평가됐다고 말할 때 이는 동종 업체들의 주가와 비교해 평가하는 것. 이제는 업종별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부채비율 등을 비교하는 합리적인 지표활용이 가능해졌다.

지수 상승기, 혹은 특정 산업의 호황기에 흔히 사용되는 ‘업종대표주 투자 전략’도 가능해졌다. 거래소에 비해 그 성격이 더욱 다양한 코스닥시장에서는 38개 세(細)분류를 통해 보다 정확한 업종대표주를 찾을 수 있다. 또 업종분류를 통해 근거가 불분명한 단기 테마보다는 정확한 소업종별 업황과 전망에 근거한 정석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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