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다세대 다가구 조기 착공 '봇물'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8시 34분



《서울 등 수도권에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신축허가 및 착공면적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주차장 면적 기준이 강화되는 등 다세대 다가구 주택 신축에 따른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별 건축물별로 허가를 받아 지어지는 20가구 이하인 공동주택은 공공 및 부대시설 설치가 필요없기 때문에 ‘도심속 난개발’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얼마나 늘고 있나〓최근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3·4분기(7·9월) 건축 허가 및 건축물 착공 현황’에 따르면 3분기 서울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 신축허가면적은 197만 9575㎡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만 8632㎡보다 4배 가량 늘었다. 착공 면적도 지난해 3분기 41만 3954㎡에서 올해는 132만 7536㎡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들어 서울의 다세대 다가구 주택 착공면적은 1월의 17만 7990㎡에서 9월에는 75만 1284㎡으로 4배 이상 늘어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축허가 면적도 1월 10만 4906㎡에서 9월 60만 8656㎡으로 무려 6배 가량 늘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9월 다세대 다가구 주택 착공면적은 26만 1513㎡에서 9월 101만 3781㎡로 4배 가량 늘었다. 허가면적도 1월 35만 1684㎡에서 9월 171만 4842㎡로 4.8나 늘었다.

9월 한달동안 허가를 받았거나 착공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가구수로는 허가 3만 2442가구, 착공 1만 7328 등 4만 9770가구에 이른다. 이는 9월 한달동안 신축 허가를 받거나 착공한 아파트 5685가구에 비해 8.7배나 많은 수준. 재건축을 제외하면 아파트의 경우 새로 지을 땅도 거의 없고 신축허가도 적은 반면 자투리 땅을 이용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왜 늘고 문제는 없나〓대부분 원룸형 임대주택이나 일부를 가게로 세를 놓기 위해 지어지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신축허가가 올들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서울시가 내년부터 주차장 면적기준을 가구당 0.7대에서 1대로 늘릴 계획이기 때문.

또 이웃집 거실 창이 있는 방향에 주택을 짓는 경우에는 거실창이 있는 건물 높이의 절반만큼 대지경계선에서 떨어져 집을 짓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주거공간 과밀화를 막기 위한 이같은 제도가 시행되는 경우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수익성은 최소 10%에서 최고 5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미리 허가를 받아두려는 것.

이미 허가를 받은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착공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올들어 소형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원룸 주택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도심내 ‘나홀로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소형평형 의무화 부활로 재건축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수요를 늘리고 있다.

한국건설사업연구원 김현아(金炫我)박사는 “아파트 단지와 달리 놀이터나 공원, 학교 등 공공 및 복리시설 등의 설치가 필요없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주거환경은 열악해 질 수밖에 없다”며 “‘허가받은 난개발’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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