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채용패턴 변화 취업난 가중

  • 입력 2001년 11월 1일 18시 53분


최근 기업들의 채용패턴에서 볼 수 있는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경력직 선호, 대졸 신입사원 기피’현상이다. 이는 올해 하반기 대학가에서 겪고 있는 유례 없는 취업대란의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이 경력사원 채용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기업 인사담당자와 신입사원 등 9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체 대학교육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의 40.7%가 ‘대학에서 가르친 지식과 기술수준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많이 못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미 입사해 기업의 현실을 경험한 신입사원들은 같은 질문에 65.4%가 “차이가 많다”고 응답해 대졸사원 스스로 대학에서 제대로 실질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특히 대학교육 내용 가운데 현장실습교육, 실험실습교육, 창의력교육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내교육’(42%)보다는 ‘경력사원 채용’(56%)을 선호했다.

실례로 삼성전자는 올해 신입사원 채용인원을 1500∼2000여명으로 예정하고 있다. 97년 3500명 수준에서 매년 500명 정도씩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대신 경력사원의 비중은 매년 높아져 97년 200여명에서 올해는 500명 정도로 늘어날 예정이다.

삼성전자 인사팀 김한도 과장은 “진공관 시대의 교수가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어떻게 가르치겠느냐”며 “앞으로도 대졸 신입사원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신입사원을 뽑아 재교육하는 데만 1년 이상의 시간과 연 500억원의 경비를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경제연구원 김은환 수석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어진 기술이나 학문적인 내용을 학교측 필요에 의해 계속 가르치는 사례도 많다”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졸업생을 배출하는 대학은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은 도태되는 환경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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