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40대 5년새 80% 급증…2002년 가구 주택부문 총조사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44분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00년 가구·주택부문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는 이혼율 증가와 사별(死別), 미혼자녀의 독립 등으로 ‘나 홀로 가구’가 급증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대가족인 3세대 이상 가구는 뚜렷이 줄어든 반면 부부로만 구성된 ‘단독세대’ 가구 및 부부가 자녀를 데리고 사는 ‘2세대 가구’는 늘어나 핵가족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성이 가구주가 된 비율이 껑충 뛰어오른 것도 두드러진 특징.

▽‘나 홀로’ 40대 가구 급증〓한 집에 한 사람만 사는 ‘1인 가구주’는 총 222만4000명. 연령층을 보면 30세 미만이 25.2%(56만1000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18.7%(41만5000명) △70대 이상 16.0%(35만5000명) △60대 15.8%(35만2000명) △40대 13.3%(29만5000명) 순이었다.

특히 5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해 40대의 ‘나 홀로 가구’는 무려 79.7%나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70세 이상 노인이 혼자 사는 가구도 65.9% 증가했다. 도시에선 30세 미만의 단독가구가 주류를 차지한 반면 읍·면 지역은 노인층에서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

단독가구의 혼인상태를 보면 43.0%가 미혼이며 이어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35.1%), 배우자는 있지만 별거한 사람(12.0%), 이혼한 사람(9.8%) 순. 이 가운데 이혼하고 혼자 사는 사람은 21만9000명에 달해 5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젊은층은 부모와 떨어져 살려고 하는 반면 40대는 이혼율이 높아져서, 또 60세 이상은 고령화로 1인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여성가구주’ 증가〓여성이 가구주인 집은 265만3000가구. 95년보다 23.6%나 늘었다. 여성 가구주의 33.8%가 60세 이상이었고 40대가 19.3%였다.

‘위기의 40대’에서 이혼비율이 높아지면서 40대 연령층의 여성 가구주는 5년 전보다 37.3%나 증가했다. 여자 평균수명이 남자보다 높아 60세 이상 여성 가구주도 32.3% 늘었다.

한편 남녀 모두 미혼이면서 따로 살림을 차리고 가구주로 등록한 사람은 145만6000명이나 됐다. 평균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부모와 떨어져 독립생활을 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5년 전보다 이 비율이 20.2%나 증가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핵가족화〓두 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는 전체의 60.8%. 대부분 아이가 있는 가정임을 고려하면 자식만 데리고 사는 가정이 10가구 중에서 6가구라는 뜻.

또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15.5%, 부부끼리만 사는 1세대 가구 14.2%를 감안하면 10가구 중 9가구가 핵가족이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사는 3세대 가구는 전체의 8.2%에 그쳤다.

통계청은 “1인 가구는 95년보다 35.4%, 1세대 가구는 24.0%, 2세대 가구는 6.0%씩 늘었다”며 “반면 3세대 가구는 7.1%, 4세대 이상 가구는 15.4%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중심의 거주문화 확산〓주거형태를 보면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가구가 49.6%로 가장 높다. 이어 아파트(36.6%), 연립주택(5.8%) 순. 5년 전보다 단독주택 거주 가구는 7.9% 감소한 반면 아파트 거주 가구는 50.6% 증가했다.

특히 빈집을 제외한 총주택 수에서 아파트(523만1000가구) 비중은 5년 사이에 10.2%포인트 높아진 47.7%로 단독주택 비중(37.1%, 406만9000가구)을 처음 제쳤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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