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중국 주거문화로의 초대 '넓게 본 중국의…'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40분


◇ 넓게 본 중국의 주택(상) / 깊게 본 중국의 주택(하)/손세관 지음/상권 272쪽, 하권 287쪽, 각권 1만7000원, 열화당

‘중국의 주거문화’ 상, 하권으로 구성된 이 두 권의 책은 중국의 주택을 넓게, 그리고 깊게 읽어내어 정리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중국 인구의 90%를 훨씬 넘게 차지하고 있는 한족(漢族)의 주택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

상권인 ‘넓게 본 중국의 주택’에서는 중국의 주거환경이 지니는 공간구조의 기본적 성격과 특징, 중국 주거문화의 역사적 변천, 중국의 주거형식이 형성되는 데 작용한 요인, 다양한 중국 주거문화의 모습 등을 살펴 본 후, 주거를 도시적 차원으로 확장해 환경 전체의 조직 속에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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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인 ‘깊게 본 중국의 주택’에서는 중국주택의 공간구조를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그 특색을 상자처럼 건물로 내부를 몇 겹으로 둘러싸는 공간, 즉 ‘상(箱)의 공간’을 구현하는 것으로 읽어내고 있다. 저자는 베이징의 사합원(四合院) 주택, 양자강 중류 남쪽에 위치한 휘주(徽州)의 마을과 주택, 황하 중류 황토 고원의 땅굴 주택인 요동(窯洞), 중국 동남쪽에 위치한 푸지엔성(福建省) 서남부의 4층 전후의 거대한 집합주택인 토루(土樓) 등 네 가지 유형의 주택이 한족 주거의 대표성을 가졌다고 설정하고, 이들 주거의 근본은 사합원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미국 등 국외의 많은 참고문헌과 연구성과를 소개하며 중국의 주택을 ‘문화’의 관점에서 폭넓게 조명하며 중국 주택의 특성을 읽어내 정리했다. 넓게는 중국의 지리, 풍토, 역사, 사상, 신앙 등 중국 주거문화의 포괄적이며 배경적인 것에 대해서, 좁게는 주거형태와 공간구조, 집합방식, 생활공간, 실내환경, 구축방식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에 대해서 풍부한 자료를 제시하며 중국 주거문화의 특성을분석했다.

워낙 중요한 연구 성과물이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해 좀더 욕심을 내고 싶은 부분도 있다. 책 자체가 ‘중국의 주거문화’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베이징 사합원 주택은 중국에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선 후 어떻게 바뀌어 사용됐는지, 휘주의 마을과 주택은 관광객들에 의해 오늘날 어떻게 모습이 바뀌어 가고 있는지, 요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왜 요동을 떠나고 있으며 요동은 어떻게 버려지고 있는지, 푸지엔성 토루는 어떻게 관리되며 현재 거주자는 어느 정도 되는지 등 현재의 상황도 좀더 조명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저자가 결론에서 중국의 주택과 한국의 주택 사이에 존재하는 개별성, 고유성, 차별성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 책의 연구 성과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오랜 동안 중국과 여러 형식으로 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택은 여러 가지로 중국과 공통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서로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서구 중심으로 가고 있는 오늘날, 지금의 우리를 다시 살펴보게 하는 데도 이 책은 크게 도움을 준다.

이상해(성균관대 교수·건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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