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은행 문턱 때문에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낭패를 당한 경우는 K씨만이 아니다. 담보가 있어야 돈을 빌려주는 관행이 고쳐지지 않기 때문.
정부의 신용대출 활성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신용대출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은 경기 침체로 위험도가 높은 기업 대출을 꺼리는 대신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으며 그나마 담보가 없으면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현재 17개 일반은행의 대출금 중 신용대출의 비중은 40.7%로 지난해 말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보증대출까지 포함한 신용대출 취급 비중은 52.4%로 미국(59%), 일본(69.8%) 은행 등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또 일반은행의 가계대출 중 담보대출의 비중은 56.5%, 보증대출 비중은 8.2%로 지난해 말에 비해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대출을 은행별로 보면 제일은행이 63.1%로 가장 높았고 하나 49.9%, 전북 47.6%, 서울 47.3%, 조흥 45.4%, 신한 43.8%, 외환은행 42.7% 등의 순이었다. 반면 평화 33.3%, 대구 33.4%, 주택 34.7%, 국민 36%, 한빛은행 36.7% 등으로 저조했다.금감원은 일반은행의 신용대출이 주로 대기업과 일부 우량중소기업, 소액 가계대출 등에 한정되고 있으며 기업경기가 조속히 회복되지 않는 한 신용대출 비중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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