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삐딱한 운전자세 목-어깨 탈난다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22분


‘운전은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100만명당 198명으로 말레이시아(71명)보다는 적지만 일본(71명) 영국(58명)보다 훨씬 많으며 세계 평균치(93명)의 배를 넘었다. 많은 사람들은 교통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의 일부가 된 운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잘못된 운전 문화는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목 또는 어깨 통증, 요통,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을 위한 운전 방법과 승용차 관리법 등을 알아본다.

▽바른 자세로 좋은 컨디션을〓출근길이나 외근 때 삐딱한 자세로 운전하면 요통과 목디스크 관절염 등이 생길 수 있고 피로가 가중돼 컨디션이 나빠진다.

운전석 등받침대의 각도는 엉덩이와 100∼115도가 되도록 하고 팔을 쭉 뻗었을 때 양손이 핸들의 맨 위에 닫는 정도가 돼야 한다. 이 때 허벅지와 종아리가 120도가 되고 오른쪽 무릎을 왼쪽으로 기울였을 때 핸들 받침대 아래를 스칠 듯 말 듯하면 적당하다. 이 위치에서 팔에 힘을 빼고 내려서 양손으로 핸들 양쪽을 감싸듯 잡는다.

목받침은 중심이 귀 윗부분과 일치하도록 조절한다. 목받침과 목덜미는 주먹 하나 들어갈 정도로 떨어져 있어야 사고 때 보호 효과가 있다. 단 목덜미와 어깨가 늘 뻐근하고 아픈 사람은 목 뒤에 바람을 넣은 튜브형 보호대를 대거나 수건 등을 감아 대주면 좋다.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을 경우 자세가 틀어져 요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구두는 굽이 낮고 바닥이 얇으며 단단한 가죽으로 된 것을 신어야 발목과 무릎 관절이 편안하다.

▽호흡기와 피부〓냉난방 장치를 깨끗이 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상당수 차량은 냉난방 장치의 항균 필터가 필수 사양이 아니라 선택 사양이므로 자신의 차에 항균 필터가 설치돼 있는지 확인한 뒤 없다면 설치하도록 한다.

그러나 항균 필터는 냉난방 장치에 세균이 쉽게 달라붙지 않도록 처리한 것일 뿐이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을 정화할 수는 없으므로 가능하면 고성능 여과기(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냉난방기에 곰팡이나 세균을 억제하는 스프레이를 수시로 뿌리는 것도 필요하다.

승용차 시트 등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가 되기 쉽다. 수시로 에어컨을 15∼16도 정도로 내려 집먼지진드기를 ‘동사’시키고 HEPA 필터가 달린 진공청소기로 자주 청소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 제거 스프레이는 1회 살포로 6주 정도 효과가 지속되지만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나 사체의 부스러기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므로 먼지가 내부에 쌓이지 않도록 자주 환기한다. 가족 중 피부 알레르기 환자가 있으면 천으로 된 소파는 가죽 소재로 바꾸도록 한다.

▽눈과 귀를 보호하라〓야간에 마주 오는 차의 전조등을 보거나 뒤 차의 전조등이 백미러에 반사될 경우 3∼10초간 시력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나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때엔 우선 속도를 줄이고 오른쪽 도로 등을 잠시 쳐다본다.

뒤 차의 전조등 불빛이 너무 밝을 때엔 룸미러를 조절해 눈부심을 줄이고 운행속도도 낮춰 뒤 차가 먼저 지나가도록 한다. 더러 마주 오는 차가 전조등을 상향으로 한 채 비추면 보행자가 보이지 않는 현상도 일어나므로 횡단보도에서는 항상 감속하는 것이 좋다.

아침이나 낮에 눈부신 햇빛을 무시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은데 눈부심은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백내장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눈이 부시면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은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편이지만 옆 차에서 들릴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것은 좋지 않다. 사고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한번 잃으면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 청신경이 파괴돼 나중에 난청 귀울림 등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크다. 난청과 귀울림은 치료가 거의 안되며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인공달팽이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위 소리가 75㏈(데시벨)을 넘으면 집중력이 떨어지며 90㏈ 이상이면 귀에 무리가 오고 일시적으로 청력이 떨어질 수 있다. 보통 라디오 소리는 70㏈ 정도이지만 자동차 오디오의 소리가 옆 차에서 들릴 정도로 ‘꽝꽝’ 틀어놓는 경우 110㏈에 육박한다.

또 음악을 지나치게 크게 들으면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수면장애 불안장애 등의 원인이 된다. 심한 경우 여성은 불임, 아이들은 성장 장애가 유발될 수도 있다.

(도움말〓한림대 의대 강동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손지웅 교수, 성심병원 산업의학과 권영준 교수)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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