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문가들은 에이즈 환자가 검사법의 잘못으로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에이즈 검사에는 항체와 항원을 검사하는 두 방법이 있다. 에이즈바이러스(항원)가 몸에 침투하면 인체 면역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항원과 싸우게 된다.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가 생겼으면 에이즈바이러스가 침투했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 방법은 신속,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초기와 말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100% 정확도를 보여 선진국에서도 에이즈 검사의 기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항체 검사로 충분히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항체가 생기기까지 2주∼12주 걸리므로 감염 초기에 항체를 검사하면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또 드물지만 에이즈 말기의 경우 이미 항체가 거의 사라져 ‘정상’으로 나타난다. 희귀한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일반적 검사로는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에이즈 위험군(마약복용, 난잡한 성생활 등)에 속하면서도 항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경우 항원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항체검사에서는 에이즈 환자가 아님에도 ‘에이즈’로 판명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가령 독감, 자가면역질환에 걸렸거나 임신, 수혈, 장기이식 때 항체검사를 하면 ‘양성’ 반응을 보인다. 이 땐 2번 정도 반복검사해야 한다.
유전자검사(항원검사)란 몸속 에이즈 바이러스를 직접 찾아내는 것으로 초기 감염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감염 2주째부터 95∼99%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다.
기존의 유전자검사 보다 더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전자검사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여전히 항체검사가 널리 사용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엔 피 한 방울로 에이즈검사와 B형 간염, C형 간염 검사를 쉽게 할 수 있는 검사도구가 개발되어 시판을 앞두고 있는데 이 또한 항체검사의 일종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항체검사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전면적으로 대체할 방법은 아니며 항체검사를 보완하는 선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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