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에이즈 검사 믿어도 되나요?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22분


최근 국내에서 항체검사를 했더니 ‘정상’이었으나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말기 에이즈환자로 밝혀져 에이즈 검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에이즈 환자가 검사법의 잘못으로 치료시기를 놓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에이즈 검사에는 항체와 항원을 검사하는 두 방법이 있다. 에이즈바이러스(항원)가 몸에 침투하면 인체 면역세포가 항체를 만들어 항원과 싸우게 된다.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가 생겼으면 에이즈바이러스가 침투했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 방법은 신속,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초기와 말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100% 정확도를 보여 선진국에서도 에이즈 검사의 기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항체 검사로 충분히 감염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항체가 생기기까지 2주∼12주 걸리므로 감염 초기에 항체를 검사하면 ‘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또 드물지만 에이즈 말기의 경우 이미 항체가 거의 사라져 ‘정상’으로 나타난다. 희귀한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일반적 검사로는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에이즈 위험군(마약복용, 난잡한 성생활 등)에 속하면서도 항체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경우 항원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항체검사에서는 에이즈 환자가 아님에도 ‘에이즈’로 판명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가령 독감, 자가면역질환에 걸렸거나 임신, 수혈, 장기이식 때 항체검사를 하면 ‘양성’ 반응을 보인다. 이 땐 2번 정도 반복검사해야 한다.

유전자검사(항원검사)란 몸속 에이즈 바이러스를 직접 찾아내는 것으로 초기 감염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감염 2주째부터 95∼99%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다.

기존의 유전자검사 보다 더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유전자검사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여전히 항체검사가 널리 사용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엔 피 한 방울로 에이즈검사와 B형 간염, C형 간염 검사를 쉽게 할 수 있는 검사도구가 개발되어 시판을 앞두고 있는데 이 또한 항체검사의 일종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강원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항체검사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어 전면적으로 대체할 방법은 아니며 항체검사를 보완하는 선에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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