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대변에 피 나오면 종양 가능성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22분


‘혈변(血便), 가볍게 보지 마세요.’

수개월 전부터 혈변 증세를 보인 주부 최모씨(57·서울 성북구)는 최근 병원에서 직장암 판정을 받았다.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돼 항암 치료를 계속 받아야 했다. 출혈량이 적어 치질인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검사를 미룬 것이 화근이었다.

혈변은 흔한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때론 심각한 질환의 ‘경고’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혈변의 직접적인 원인은 ‘위장관 출혈’ 때문. 이는 식도에서 항문까지를 연결하는 위장관 중 어딘가에서 피가 새는 것이다. 위장관 출혈은 크게 위와 십이지장에서 발생하는 상부 위장관 출혈과 대장과 소장에 문제가 생긴 하부 위장관 출혈로 구분된다.

상부위장관 출혈은 위와 십이지장의 염증 또는 위암 등이 원인으로 갑자기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하부 위장관 출혈의 경우 증세가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하부 위장관 출혈의 원인은 △대장에 염증으로 인해 부풀어오른 작은 염증주머니(게실)가 생기는 대장 게실증 △장 점막의 혈관이 터지는 혈관이형성증 △세균성 장염 △대장암 등이다.

이 중 대량의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은 대장 게실증과 혈관이형성증. 고령자의 갑작스런 혈변 증세는 이들 두가지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청장년층은 치질이나 염증으로 인한 장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혈변의 형태에 따라 질환의 종류와 발생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화장지에 선혈이 묻거나 배변 후 변기에 선홍색 피가 떨어져 있으면 항문 주위가, 변에 선혈이 묻어 있으면 항문관이나 직장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또 변과 선혈이 섞여 있으면 양성종양(혹)이나 암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서울의 한솔병원 외과 윤진석과장은 “심한 출혈로 인해 빈혈 증세가 나타날 때야 비로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미세한 혈변이 오랫 동안 지속될 경우 대장 내시경 등을 통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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