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부동산]집값 가장 큰 변수는 주택보급률

  • 입력 2001년 8월 20일 18시 36분


꾸준히 상승하던 수도권 주택보급률이 2003년 경 다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건설교통부는 주택보급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택지 공급 부족을 꼽고 있다. 주택보급률 변화는 집 값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 주택보급률이 떨어지면 집 값이 오르고 무주택 서민들은 그만큼 불안해진다.

주택보급률은 국민들에게 주택이 얼마나 보급됐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 현존 주택 수를 일반가구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해 산출한다. 이 때 일반가구 수는 총가구에서 단독가구(1인 가구)와 집단가구(기도원 기숙사 등에 집단으로 살고 있어 가구로 보기 어려운 경우), 외국인 가구를 뺀 가구 수. 주택 수의 변화가 없다면 신혼부부 등 새로운 가구가 늘어날수록 주택보급률은 떨어진다.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80년 71.2%에서 90년 72.4%, 2000년 말 94.1%로 상승했다. 지난 10년 새 급증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서울이나 수도권의 주택보급률도 마찬가지.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80년 56.1%, 90년 57.9%, 2000년 71.7%로 늘어났다. 80년과 90년 사이에는 별 변화가 없지만 그 후 10년 간 빠르게 올라갔다.

정부는 2003년 전국 주택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린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집이 필요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100%는 평균치일 뿐 서울과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주택보급률은 여전히 80%선이다. 또 전문가들은 적정 주택보급률을 110% 정도로 보고 있다. 봄 가을에 집중되는 이사 수요를 고려할 때 110%는 돼야 이사에 따른 일시적 주택난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집 값 상승과 전세난이 낮은 주택보급률 때문에 빚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단순 논리다. 주택보급률을 크게 높이면 집 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집 값은 단순히 주택보급률 뿐 아니라 특정 시기의 수요나 국내 경기, 사람들의 경기 전망 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71.7%에 불과하다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 당장 집을 구입할 돈이 없는 수요자(영세민, 저소득층)들이 서울 전체 가구의 20%에 이른다고 보면, 집 값은 주택보급률이 90% 수준인 곳과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 주거형 오피스텔 등은 주택에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실제 주택보급률은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