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IMF전망에 담긴 내용]美경제 짙은 먹구름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26분


작년 하반기 이후 둔화국면에 빠진 미국 경제는 언제쯤 회복세를 탈 것인가. 국제통화기금(IMF)이 14일 내놓은 미국 경제 연례 검토보고서도 회복시점에 관해선 딱 부러지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불확실성. “미 경제가 예상보다 급속히 나빠진 것은 고금리 고유가 주가하락 등이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로 인한 기업의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가 생산성 및 수익 악화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낳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기업 재고나 무역적자가 잠정치보다 더 나빠진 것을 감안하면 2·4분기(4∼6월) 미 경제 성장률이 미 상무부의 잠정치(0.7%)보다 더 나쁜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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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시점에 관해 전문가들의 관측은 ‘조기회복(V자형)’ 또는 ‘회복지연(U자형)’으로 엇갈리는데 U자형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조기회복 주장은 금리인하 등의 효과가 실물부문에서 본격화해 하반기부터는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하 효과는 6∼8개월 후에 나타나는 게 보통이므로 하반기엔 2% 이상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것.


우리나라와 달리 구조조정이 늘 이뤄지므로 누적된 금융부실이 없다는 것도 조속한 회복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복지연 주장은 미국 경제의 버블(거품)이 꺼지고 그 후유증을 떨어내려면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이며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하강국면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과다, 고용 불안에 따른 소비지출 확대 한계, 정보기술(IT) 부문 과잉투자 조정 등으로 V자형의 단기간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3·4분기(7∼9월)엔 다시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관측한다. 최소한 경제불황(recession)은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 경제불황으로 본다.

하반기 중 서서히 회복 국면에 들어서더라도 본격적인 회복은 4·4분기(10∼12월)에나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전체로는 1.5∼1.9% 성장에 그치며 90년대 연평균 성장률 3.3%를 밑돌 전망. 그 뒤 2002년 상반기부터 3%대의 정상 성장 궤도로 진입하는 완만한 U자형 커브를 그릴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미국 경제의 위축은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처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성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이 1%대에 그치면 한국 경제성장률을 0.5∼1% 하락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와 있다. 침체양상의 미국 경제와 심각한 경기후퇴 상황인 일본 경제는 한국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기업 경영여건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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