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 점검' 공직사회 반응]"개각용 자료 축적인가"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45분


사정당국이 이달 초부터 장·차관급 고위공직자의 복무기강과 공사(公私)생활을 전면조사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위 공직자들 사이에서 이번 사정의 의미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불만도 새나오고 있다.

장·차관 90여명의 조직관리 능력이나 신망도, 주요 현안추진 자세와 실태, 대(對) 국회자세 등이 집중 점검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계에서는 이번 사정을 ‘가을 개각의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공직자는 “이달 초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다는 건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이 공직자는 “대규모 개각이나 인사를 앞두고 이런 조사가 폭넓게 이뤄진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찬바람이 불기 전에 개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공직자의 공사생활과 청렴도, 재산조성경위, 여야 정치인과의 친소관계, 여자관계, 주벽 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고위관료들은 “대선을 겨냥한 고삐조이기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했다.

한 고위관료는 “이런 내용들은 정부 국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사정당국이 갖고 있는 ‘존안카드’에 이미 대부분 올라가 있는 내용”이라면서 “아마도 ‘어떤 이유’에서 장·차관급을 대상으로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고위관료는 “조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새삼스럽게 조심한들 큰 의미가 있겠느냐”면서도 “이유가 무엇이든 총리가 근무시간 중 골프와 고급 향락업소 출입을 금지한 지 한달 만에 사정바람까지 부니 (대선이 있는) 내년 말까지는 마음 편하게 골프 한번 나가기 힘들게 됐다”고 투덜댔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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