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관 90여명의 조직관리 능력이나 신망도, 주요 현안추진 자세와 실태, 대(對) 국회자세 등이 집중 점검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계에서는 이번 사정을 ‘가을 개각의 신호탄’으로 보는 해석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공직자는 “이달 초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다는 건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이 공직자는 “대규모 개각이나 인사를 앞두고 이런 조사가 폭넓게 이뤄진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찬바람이 불기 전에 개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공직자의 공사생활과 청렴도, 재산조성경위, 여야 정치인과의 친소관계, 여자관계, 주벽 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 고위관료들은 “대선을 겨냥한 고삐조이기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했다.
한 고위관료는 “이런 내용들은 정부 국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사정당국이 갖고 있는 ‘존안카드’에 이미 대부분 올라가 있는 내용”이라면서 “아마도 ‘어떤 이유’에서 장·차관급을 대상으로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고위관료는 “조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새삼스럽게 조심한들 큰 의미가 있겠느냐”면서도 “이유가 무엇이든 총리가 근무시간 중 골프와 고급 향락업소 출입을 금지한 지 한달 만에 사정바람까지 부니 (대선이 있는) 내년 말까지는 마음 편하게 골프 한번 나가기 힘들게 됐다”고 투덜댔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