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에는]장교철/섬진강 적성댐 순창-임실만 피해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0분


섬진강에 적성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정부 발표 이후 전북 순창군과 임실군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댐 건설이 이곳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 광주와 전남 여수, 광양시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전량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더구나 전북 진안군의 용담댐 물 배분 문제를 놓고 전북도가 충남도에 밀리고 있다는 도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마당에 적성댐도 순창과 임실 지역을 담보로 광주 전남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이익만 안겨주는 것이 아니냐는 상대적 박탈감도 작용하고 있다.

적성댐이 건설되면 순창군은 동계면과 구림면 일부 약 9.4㎢와 구미리를 비롯해 7개 마을 220여가구가 물에 잠기게 되고 임실군은 덕치면 19개 마을 중 12개 마을 750㏊와 강진면, 삼계면 일부가 물에 잠기게 된다.

임실군은 현재 운암면에 총 저수량 4억6600만t 규모의 옥정댐이 건립돼 있어 잦은 안개와 일조량 감소 등으로 인근 운암면을 비롯한 4개 면 주민들이 생활과 농산물 생산에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인데 다시 적성댐을 건설할 경우 임실군 12개 읍면 중 50%인 6개 면이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고 임실군 서남부 지역 대부분이 호수로 바뀌게 된다.

순창군도 적성댐이 건설되면 순창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추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순창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고추장 생산은 일조량 등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댐 건설로 인한 기후 및 생태계 변화로 고추장 생산에 막대한 지장이 예상된다.

적성댐 건설 후보지인 적성강은 섬진강 상류로 강줄기를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천혜의 절경이 펼쳐져 있고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며 쏘가리, 꺽지 등 민물고기와 수달이 서식하는 섬진강 줄기의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의 보고다.

또한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시인의 고향과 문학의 현장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많은 문학기행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며 보물 725호로 지정된 남원 양씨 종중문서와 어은정 등 소중한 문화재도 산재해 있다.

장 교 철(순창고 교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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