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Oldies but Goodies (2)

  • 입력 2001년 7월 13일 17시 46분


요즘은 스포츠 정보 업체가 너무 많이 생겨서, 팽창하는 것이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스포츠 팬들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느껴진다. 과거에는 스포츠 팬들만의 모임, 그런 자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각종 모임을 쉽게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인터넷으로 인해 생겼고, 팬들의 생각을 들을 기회도 많이 생겼다. 그곳에서 나는 여러 가지 정보도 접하고,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기도 한다.

그런데, 여러 동호회 모임이나 팬 클럽에서 우연치 않게 공통점을 하나 발견하게 됐다. 같은 목적으로 모였고, 좋아하는 것이 일치되기 때문에 이야기는 항상 술술 잘 풀리기 마련이었고, 분위기는 화목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화목의 끝 부분이 그런데 묘하게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어떤 대상에 대한 비난이 길게 이어지면서 결과가 마무리되는 것을 여러 차례 겪었다. 어떤 팀에 대한 것이나, 어떤 협회에 관한 것이나, 스타에 대한 것, 주제는 다양했지만 결과는 비슷했고, 분위기는 마치 짜맞춘 듯이 맞아 떨어졌다.

어떤 모임에서나 문제는 있기 마련이고, 그 문제는 일시적일 수도, 아주 오래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나 성향이 아주 비슷하다는 것에 나는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국 : KBS > MBC(현재 ESPN 계약) > SBS(과거 ESPN 계약) > iTV

미국 : FOX > NBC > CBS > NHK

앞 글에서 이 방송국에 관한 부등호를 적어 놨었는데, 위와 같은 문제와 관련해서 생각을 한번 해봤다. 힘이 있는 방송국이거나 자본이 탄탄한 방송국일수록 돈의 흐름을 쫓아 대형 이벤트를 방송하고 싶어 할 것이다. 작은 회사라고 해서 하기 싫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럴 여럭이 없을 것이다.

KBS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지상파 채널이 2개이다. 거기에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의 방송국 중에서 유일하게 시청료를 받는다는 것이다. KBS가 잘못된 어떠한 것을 행한다 하더라도 그 상태는 바뀌지 않는다.

스포츠 방송을 한 채널에서 한다 해도 다른 한 채널에서는 다른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에 있다. KBS 2에서는 광고도 하고 있다. 돈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이 별로 없다고 봐야겠다. 과거에 KBS에서만 방송되었던 스포츠 종목은 다양했고, 프로 씨름과 실업배구는 아직까지 KBS에서만 볼 수 있다.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해도 걱정 없이 방송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인기 종목의 육성에는 좋은 점으로 남았을 것이다.

MBC는 KBS에 비해서 채널도 하나 부족하고 시청료를 받는 회사도 아니다.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더 뛰어야만 KBS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도에 지나칠 정도로 "정규방송" 보호를 위한 스포츠 방송의 홀대는 이제 참고 볼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정규 방송이라기 보다는 "정규 CF"를 내보내고 돈을 벌어야만 하는 방송국의 사정은 이해되지만, 서비스 정신에서는 위배되는 것이다.

SBS는 스포츠에 공헌한 것이 많다고 봐야겠다. 미국의 FOX가 스포츠로 인한 대단한 효과를 본 것은 미국의 스포츠 방송 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유명한 사건이고, ESPN과 ESPN 2까지 있는 디즈니社도 스포츠로 사업 분야를 넓혔다. 이와 비슷하게 SBS는 늦게 출발한 방송국의 일반적인 방법인 스포츠를 중요한 분야로 잡고, 초기에는 다양한 스포츠 방송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돈이 될만한 골프에 전력을 기울이고, 농구단도 운영해 이미지를 높이려고 한다.

iTV는 말할 필요도 없이 박찬호라는 상품을 최대한 활용해 일석이조를 얻게 된 방송국이다.박찬호 이후에 NBA 중계로 또 한번 스포츠 팬들을 조금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정체성이 아직까지 뚜렷이 확립되지 않은 경기도 지역의 프로 야구, 프로 농구 팀들의 게임을 집중 중계해주는 모습도 보여줬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포츠 캐스터 스카우트도 시도해,이것으로도 iTV는 한국 스포츠 방송 시장의 새로운 장이 열렸음을 알렸다고 할 수 있다.

과거, KBS가 비인기 종목을 중계해 중흥을 꾀했던 점은 정말이지 높이 살만 했다. MBC도 프로야구단을 운영했었고, 지금과 같은 형식은 아니었지만 "독점 중계"로 프로야구를 중계하기도 했었다. SBS는 지금은 스포츠30에서만 방송하지만, 과거에 볼링을 집중 중계했던 때도 있었고, 꾸준히 골프를 중계해 새로운 위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iTV의 박찬호 중계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은, 서울외 지방 방송국으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 비해 잘못된 부분도 많아, 자칫하면 체육 복표와 위성 채널이 생길 올해 많은 부분을 외국의 대기업들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남 좋은 일 시켜줄 일도 너무 많아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몇 개의 스포츠 컨텐츠를 우리 나라가 장악하고 있을까? 장악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의 퍼센티지이고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왜 그럴까?

'88 서울 올림픽 때 우리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무료로 해서, 오히려 방문했던 외국 관광객들이 의아해 했다는 일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손님들이 왔으니 대접하는게 당연하다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에 맞아 떨어진 일화였었지만, '84년 LA 올림픽을 최초의 흑자 올림픽으로 만들었다는 그러한 뉴스와는 정반대의 제스처였다.

시드니 올림픽 위원회가 시드니 올림픽의 각국 메달리스트들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소리에 거부반응을 보이던 선수들도 많았다. 그 정도로 그들은 철저히 이익을 생각하고 있다. 욕먹을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고육지책을 썼지만, 시드니 올림픽이 폐막된 지 한참이 지난 2달 전 2001년 5월에, 불룸버그 통신은 작년 3억 6천 400만불(약 4,732억원)의 수입을 올린 시드니 올림픽을 수익에서 실패한 쪽으로 평가했다.

올림픽 스태디엄과 각종 경기장 등에 30억 달러(약 3조 9천억원)의 세금이 투입됐고, 시설관리 업체였던 "스태디엄 오스트레일리아 그룹"이 1억 2,500만불(약 1,625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상태라고 불룸버그 통신은 밝혔다. 올 연말까지 추가 적자가 예상되고, 이 그룹의 주가가 0.52 호주 달러에서 0.05 호주 달러로 급락한 상태라고도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숫자적인 수익면 이외에 이득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아직까지 완벽한 평가를 다 내린 단계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이같이 대형 이벤트는 큰 수입을 보장해 줄 수도 있지만,위험 요소를 같이 안고 있다. 복표 사업이나 위성 방송도 예외가 될 수는 없고, 내년으로 성큼 다가온 월드컵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기에 우리 방송과 수익 업체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 현재 나는 가지고 있다.

시애틀의 이치로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했던 메이저 리그는 어떠했던가와, 한국 방송의 지금은 다음 글에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