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형빌딩 빈 사무실 없다…도심 공실률 평균 1.2%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29분


서울 도심의 ‘빌딩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벤처 거품이 붕괴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등 악재에도 불구, 빈 사무실을 찾기 힘들 정도다. 최근 들어선 평당 임대보증금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예상밖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빈 사무실이 없다〓온라인 부동산정보회사 ‘부동산 114’가 서울 도심의 10층 이상, 연면적 1만㎡ 이상 빌딩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1.0%였던 빌딩의 공실률이 27일 현재 1.2%로 0.2% 포인트 정도 높아졌을 뿐이다.

빌딩의 자연공실률이 평균 3∼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 보면 광화문을 중심으로 하는 강북 일대 빌딩의 공실률이 1.4%에서 2.1%로 비교적 높아졌을 뿐 강남(0.7%→0.8%)과 테헤란로 주변(0.8%→0.9%)은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마포 여의도권의 공실률은 0.9%에서 0.5%로 떨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임대보증금은 치솟는다〓공실률이 높아졌지만 연초부터 나타난 임대보증금 상승세는 계속되면서 외환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7일 현재 서울시내 평당 임대보증금은 평균 52만1000원으로 3월말보다 1만 7000원이 올랐다.

지역별로는 △강북 58만9000→60만2000원 △마포 여의도 37만6000→38만9000원 △강남 47만2000→51만원 △테헤란로 주변 54만4000→55만5000원으로 전지역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평당 전세금도 3월말 345만9000원에서 352만2000원으로 인상됐다. 반면 평당 월세는 5만2000원에서 5만1000원으로 1000원 떨어졌다.

전세금이 오른 것은 빌딩 소유주들이 월세 임대를 선호하면서 전세로 구할 수 있는 사무실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빌딩 임대 전문업체인 ‘두나미스’의 홍영준 사장은 “아파트 임대시장에서 나타나는 ‘월세 매물 증가, 전세 부족’ 현상이 빌딩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이러나〓전반적인 경기 침체에서도 대형 빌딩 수요층은 여전히 두껍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벤처기업들이 빠진 자리를 대기업이 메우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외국계 기업의 역할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형 빌딩을 잇따라 수주한 외국계 기업들이 첨단 설비를 갖춘 빌딩으로 개보수한 뒤 보증금을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가 정부의 예상대로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경우 빌딩 임대 수요는 늘어나고 임대료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재성·이은우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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