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국내 경기 재정정책으로 부양”…JP모건

  • 입력 2001년 5월 2일 09시 57분


“9월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365원∼1430원에서 움직인다. 8월말까지 콜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 2/4분기중에 43조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2003년까지 구조조정은 기대하기 힘들다.”

J.P 모건증권이 2일 밝힌 향후 국내거시경제 정책의 골자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고위관료들과 접촉한후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한국관료들이 인플레이션 때문에 활용폭이 제한된 통화 금리정책보다는 확대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J.P 모건증권이 전망한 향후 한국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골자다.

△환율정책=한국정부는 엔화움직임이 원화 등락폭을 결정하는 유일한 동력이라고 본다. 원화와 엔화의 교환비율이 10.5대1에서 11대1사이에서 결정되길 원한다. 가령 엔/달러 환율이 9월말까지 130엔까지 상승하면 원화가 1365원∼1430원사이에서 움직이길 바란다.

원/달러 환율이 일부 투기세력의 개입으로 급등하더라도 한국정부는 가급적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외환시장 개입 실패로 'IMF체제'에 들어간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다.

△금리정책=한국은행은 8월말까지는 콜금리를 인하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근원인플레인션이 4%를 초과하길 원치 않고 있다. 또한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미국과 달리 콜금리를 내려도 실물경기회복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다. 재경부도 한국은행의 견해에 공감하는 편이다.

한국정부는 명목금리를 직접 내리기보다는 실질환율의 상승을 통해 실질금리인하를 꾀하고 있다. 즉 한국경제의 대외 개방도가 높아 10%의 원화절하는 실질이자률을 1.5% 내리는 것과 동일하다고 본다. 실질환율은 명목환율을 양국간의 물가수준을 반영해서 조정한 환율을 의미한다.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인플레이션 우려로 통화정책과 금리정책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재정정책이 경기부양책으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2/4분기에만 49조원이 집행된다. 전년 동기대비 43%증가한 액수다. 이 경우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60%를 지출하게된다.

6월말까지 가시적인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한국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계와 기업의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감세정책도 예상된다. 과거보다 조세투명성이 높아져 감세 여지가 많다.

적어도 내년말까지 기업과 금융구조조정은 기대하기 힘들다. 어느 정파도 내년말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개혁을 주창하길 꺼려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등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정책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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