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포커스] 최근의 거시경제지표, 증시 악재 아니다

  • 입력 2001년 5월 2일 08시 11분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여부를 결정할 거시경제지표와 경제정책이 최근 잇따라 발표됐다.

국내경제상황을 보여주는 '4월중 소비자물가'와 '4월중 수출입실적' 그리고 부시정부의 경기부양의지를 읽을 수 있는 1조 3500억달러의 감세정책이 그것이다.

이들 지표와 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투자전략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대체적인 시장분위기는 '국내지표는 이미 충분히 예견됐기 때문에 하반기 미국과 국내경기의 동반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모아진다.

미국경제가 늦어도 4/4분기 3.5%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메릴린치증권)이고 이에 따라 국내경제도 동반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 4/4분기에 가서야 국내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한다고 주장하는 골드만삭스증권도 지난 4월 26일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해서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한단계 올린 것.

재정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4월중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이 5월에도 콜금리를 내리기 힘들다는 것을 시사한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3%, 올 3월대비 0.6% 상승하여 한국은행과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공산품 가격인상요인이 반영됐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원인.

그렇지만 향후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는 추가상승보다는 하향안정세를 점치는 시장전문가들이 많다. 신동석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4분기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하반기부터 물가는 하락안정세를 보일 것이다"며 "올해 3.3%의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서 물가상승요인으로 작용하기 힘들고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수입물가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정부의 물가안정의지가 워낙 강해 공공요금의 추가인상이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행이 5월에도 콜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지만 이것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콜금리인하가 국내경기 부양에 별다른 영향을 못미친다는 판단에서다.

산업자원부가 전일 발표한 '4월중 수출입실적'도 이미 충분히 예견됐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추가상승 여력을 제한할 뿐 조정요인으로 작용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4월 수출은 122억 7000만달러, 수입은 112억 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 각각 9.3%와 16% 하락한 실적이다. 일본(_8.9%) 아세안(-20.6%)에 대한 수출감소와 반도체 철강 LCD 등 주력품의 수출단가 하락이 수출감소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같은 수출실적 악화는 충분히 예상된 것이며 오히려 미국경제의 하반기 회복으로 국내수출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미국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되면 국내수출도 늘어날 것이다"며 "충분히 예견됐던 수출실적 악화보다는 4/4분기 수출증대에 대한 기대감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팀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듯 경기부양을 위해 미국의회는 향후 11년간 1조 3500억 달러의 감세정책에 합의했다. 올해도 1000억 달러를 소급해서 감세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감세와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4/4분기부터 미국 실물경제 회복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증권은 1/4분기 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미국경제가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4/4분기 3.5%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부터 잠재성장률 수준인 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2/4분기와 3/4분기는 1/4분기처럼 2%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투자자들도 이같은 예측에 대해 점차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규모 감세발표에 미국증시는 1일(현지시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1.52%, 나스닥지수는 2.46%상승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3일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