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포커스] 미국증시 바닥권 벗어나는가

  • 입력 2001년 4월 6일 08시 11분


전일 미국증시가 급등했다.

3대지수 모두 큰폭으로 상승했다.

나스닥지수 8.92%, 다우지수 4.23%, S&P500지수 4.37% 등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의 상승은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사의 실적에 힘었다. 이 회사는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억 400만달러의 순이익으로 46센트의 EPS(주당순이익)를 기록했다.

월가의 예상치인 43센트를 상회했다.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알루미늄 가격상승으로 순이익이 증가한 것.

델컴퓨터도 1/4분기 80억달러의 매출액과 17센트의 EPS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고 발표하면서 첨단기술주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면 미국증시는 바닥권을 확인하고 탈출하기 시작한 것인가.

추가하락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지만 점차 바닥권 탈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과 골드만삭스증권 그리고 메릴린치증권 등 미국 최고의 증권사들이 점차 주식투자비중을 늘리라고 강조하기 시작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는 3일(현지시간) 주식투자비중을 65%에서 70%로 늘리고 반면 채권비중은 30%에서 25%로 줄이라고 권했다. 5%는 MMF 등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하라고 추천했다. 단기간에 급반등하기 어려워도 바닥권을 벗어날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주식투자비중 확대의 논거다.

무엇보다 1/4분기 투기등급회사채 발행물량(2000억달러)이 지난해 1/4분기와 4/4분기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순조로운 회사채 발행으로 기업들의 자금경색이 해소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투기등급 회사채(정크 본드)도 지난해 4/4분기(42억달러)에 비해 무려 6배나 많은 250억달러가 발행된 것은 금리인하로 시중유동성이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FRB가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경우 회사채시장과 주식시장으로 시중 유동성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은 전망한다.

언론매체에서 닷컴기업의 부도와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적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보도하는 것도 현지수대가 바닥권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장바구니를 든 가정주부가 객장에 나타날 때 증시는 상투'라는 격언처럼 모든 언론매체에서 증시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도할 때가 바닥권이라고 지적한다.

가령 지난해 3월 27일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커버스토리로 '닷컴기업을 창업하라'를 보도할 때 나스닥지수는 정점에 도달했다. 반면 지난 3월 26일자 커버스토리는 '약세장을 넘어서'였다.

앞으로 미국증시는 금융주들을 중심으로 점차 바닥권에서 벗어날 것이란게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의 판단이다.

저금리의 최대수혜주라는 설명이다. 반면 기술주들이 상승을 주도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본다.

올연말 S&P500지수의 목표대는 1400포인트, 다우지수는 11400포인트이다. 5일(현지시간)현재 S&P500지수는 1151.44, 다우지수는 9918.05이다.

골드만삭스증권도 '3월투자전략'에서 글로벌포트폴리오에서 미국투자비중을 48%에서 50%로 높이라고 권했다. 지난해 3월이후 미국증시가 충분히 조정받았고 향후 미국기업들의 긍정적인 순이익 전망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강조한다.

메릴린치증권도 30년만기 미재무성 장기채권과 3개월만기 단기채권의 금리차이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증시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장기자금 수요가 늘고 있어 장기금리가 오른다는 설명이다.

물론 J.P 모건증권처럼 PC 반도체 등 첨단기술업종의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에 따른 가계소비 부진으로 하반기 미국경제의 위축이 계속된다며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입장도 있다. 특히 일본경제도 침체에서 단기간에 벗어나기 힘들어 미국증시와 신흥시장이 하반기상승추세로 돌아서기 힘들다고 전망한다.

아직 양자의 견해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하지만 현지수대라면 전자의 입장이 설득력이 더 크다는 게 국내 시장전문가들의 다수 견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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