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과외비 7조…교육부 "전국 1인평균 133만원"

  • 입력 2001년 4월 3일 18시 42분


초중고교생이 지난해 쓴 과외비가 7조원을 돌파했다. 또 소액 과외는 다소 줄었으나 고액 과외를 받은 학생의 비율과 과외 단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소득이 양극화되면서 서울 강남지역의 과외비는 99년에 비해 최고 57.6%나 늘어 전국 평균의 3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11월부터 한달간 전국 초중고교생 학부모 교사 등 2만52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과외비 실태 조사’ 결과다.

▼관련기사▼
- 年30만원이하 줄고 150만원이상 늘어

이 조사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과외금지 위헌 결정을 내린 2000년 전국 초중고교생의 총 과외비 규모는 7조1276억원으로 99년에 비해 3556억원(5.2%) 늘었다. 이는 교육예산(22조7000억원)의 31.4%에 해당한다.

‘현재 과외를 하고 있거나 해봤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58.2%로 99년도 62.3%에 비해 4.1%포인트 줄었으나 초등학생의 특기적성 과외 비율은 3.7%포인트 늘었다.

과외를 받은 학생의 1인당 전국 평균 과외비는 연간 133만5000원으로 99년보다 7만8000원(6.2%) 증가했다.

과외를 받은 학생이 줄었지만 과외비 규모가 늘어난 것은 연간 과외비가 30만원 이하인 소액 과외 비율은 10.7%포인트 떨어진 반면 150만원 이상 고액 과외 비율이 4.4%포인트 늘었고 고액 과외자의 지출 증가액이 컸기 때문이다. 과외에도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구)의 경우 연간 평균 과외비는 99년보다 86만원(57.6%포인트) 오른 235만3000원으로 전국 평균의 2.6배, 실제로 과외를 받은 학생의 1인당 과외비는 99년보다 94만3000원(49%포인트) 오른 286만6000원으로 2.1배였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도 72만4000원(45.1%포인트) 늘어난 232만7000원을 지출하는 등 서울 강남지역과 신도시가 과외비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외비는 △내신성적 반영(70.4%) △수능시험(54.1%) △특기적성교육(34.0%) △수행평가제(31.2%) 등 때문에 증가했다는 반응(복수 응답)이 많았고 헌재의 위헌결정 때문이라는 반응은 10.7%에 불과했다.

▼관련자료▼
- 교육부 실태조사 분석자료

조사 대상자들은 △보충수업 폐지(57.9%) △2002학년도 대입제도(49.5%) △수행평가(46.9%) △특기적성교육(30.5%) △대입특별전형 확대(42.6%) 등 대부분이 교육개혁정책이 과외비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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