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사무편의점 '카피어랜드'…단가 낮아도 마진 높아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50분


카피어랜드 이기덕(49·사진)사장. 그는 대기업도 성공하기 힘든 사무편의점업계에서 실패율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16개의 점포를 열었지만 하나같이 성공했다. 점포 대부분이 월 500만∼800만원대의 고소득을 올리며 순항하고 있다. 사무편의점의 주수입은 복사와 코팅, 제본이다. 복사라고 해야 장당 수십원에서 수백원이고, 제본비도 비싸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영점은 물론 가맹점 대부분이 고소득을 올리는 비결은 무엇일까.

▽사업동기〓이 사장은 젊은시절 사무기기 판매업에 종사했다. 복사기 및 제본기 등 다양한 사무기기를 기업을 대상으로 판매하던 이사장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사업인 사무편의점에 관심을 갖게된 건 90년대 중반. 해외 여행을 통해 동네 구멍가게가 편의점으로 바뀌듯이 복사가게도 사무편의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96년 서울시청근처에 ‘C&B’ 사무편의점 1호점을 열었으며 현재는 직영점 3곳, 가맹점 13곳의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성공비결〓첫째, 사무편의점에 관심을 가진 것 자체가 성공비결. 복사나 제본은 단가가 낮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복사기가 없는 사무실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싼 장비를 투자해서 언제 돈을 버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대형 기관들은 시급을 요하는 대량 복사 물량이 의뢰로 많다. 마진이 높아 적게 벌어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둘째, 한국형 모델을 개발했다. 고가 장비를 갖추고 수십억씩 투자하는 외국 모델에서 탈피, 10평짜리 모델을 만들었다. 인테리어비 수백만원을 포함, 개업자금이 8000만원 안팎. 이 정도면 고속 디지털복사기와 칼라복사기, 5종류의 제본기, 대소형 코팅기, PC 한 대와 재단기를 갖출 수 있다.

셋째, 가맹점주 선정에 성공했다. 현재 13개 가맹점중 80%가 카피어랜드 직원출신. 누구보다 이 사업을 잘 알고 있는 직원들에게 선공급 후결재로 편의를 봐주며 점포를 열 수 있도록 도왔다. IMF로 실직한 친구에게는 금융보증까지 서며 대출을 주선, 수수료 매장에서 창업을 하도록 도와준 적도 있다. 물론 그 친구는 지금 대출금을 다 갚고,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넷째, 가격경쟁력과 철저한 A/S(애프터서비스)다. 사무편의점에서 사용하는 물품이나 기기 대부분은 국내 생산이 안되는 외국 수입품들. 이 사장은 중간단계 없이 직수입으로 가맹점에 물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다른 편의점에 비해 값이 싸다.

다섯째, 온라인을 활용, 단골 고객들이 메일로 복사 및 제본할 내용을 보내면 고객이 매장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여섯째, 투자비를 아끼지 않았다. 기기 성능을 낮추면 투자비를 줄일 수 있고 가맹점도 쉽게 모집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좋자고 값싼 아날로그 기계를 구입하면 몇 년후에 문제가 생긴다. 기계 성능이 너무 떨어지면 고객이 전문점으로 인정하지 않고, 성능이 너무 좋은 고가장비를 갖추면 고객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올라간다. 적정한 투자비와 적정한 서비스료 책정이 성공비결중 하나였던 셈이다.

▽창업가이드〓한국형 사무편의점을 창업하려면 사무실 밀집가, 관공서 및 대기업 주변에 10평 내외 점포를 확보해야 한다. 투자비는 장비비와 인테리어비를 포함, 8000만∼1억원선. 사무기기 취급 교육을 일주일간 받는다. 10평 점포가 1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경우 정직원 2명정도가 필요하다. 현재 운영되는 점포의 평균 매출액은 1500만원선.

이 경 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02―7868―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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